/그림=강기영 디자이너
주식투자자 가운데 소위 마켓 타이머(market timer)라 부르는 이들은 상승장에선 최대 한도로 투자하고 하락장에선 반대로 최소로 줄여 투자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만약 마켓 타이머가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때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떤 결과를 얻게 될까?
이 결과는 마켓 타이밍(market timing)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뿐만 아니라 또 얼마나 위험스러운지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양날의 칼이라고나 할까.
한발 더 나아가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한 30일동안 주식시장에서 발을 뺐다면 S&P500 지수의 연평균 상승률은 무려 40% 가까이 줄게 된다.
이제 조사기간을 1928년부터 2000년으로 한 사람의 인생의 길이로 늘려보자. 만약 75년전에 1달러를 S&P500지수에 투자했다면 2000년에 투자금이 1만6,991.5달러로 늘어난다. 그러나 이 기간중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1개 연도(1933년)을 제외하면 총누적수익률은 35%나 줄어든다. 만약 최고 2개 연도(1933년과 1954년)를 제외한다면 총누적수익률은 무려 57%나 감소한다. 그리고 가장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60개월을 제외하게 되면 총누적수익률의 대부분이 사라져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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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는 만약 마켓 타이머가 잘못 판단해 고작 60개월을 주식시장과 멀리했다면, 그는 지난 75년동안 주식투자에서 한 푼도 벌지 못했다는 걸 의미한다.
월스트릿저널에서 투자 칼럼을 쓰는 제이슨 즈와이그(Jason Zweig)는 과거 109년간의 증시 역사에서 최고의 10일을 제외하게 되면 총누적수익률의 3분의 2가 날아가 버린다고 밝혔다. 3만9,812일 가운데 고작 10일동안 주식시장을 떠날 때 얻는 결과치고는 너무나 참담하다.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는 마켓 타이밍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었다면 너무나 찬란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매력이 마켓 타이머를 주식시장으로 유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어느 누구도 그 최고의 60개월을 또는 그 최고의 10일을 미리 알 수가 없다는 데 있다. 위의 결과는 마켓 타이밍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면 섣불리 주식시장을 떠나거나 뛰어드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리고 틀린 마켓 타이밍에 따른 참담한 결과를 피하기 위해선 절대로 주식시장을 떠나지 말 것을 제시한다.
즉 (섣부른) 마켓 타이밍은 매우 ‘나쁜’(wicked) 전략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마켓 타이머인 개미는 프로(professional) 트레이더에게 농락당할 위험도 매우 크다. 마켓 타이머인 개미가 주식시장에 뛰어 들거나 빠져 나올 때 그 상대방은 거의 대부분 프로 트레이더이다.『The Quest for Alpha』의 저자 래리 스위드로(Larry Swedroe)에 따르면, 현대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의 80~90 퍼센트는 바로 기관투자가인 프로 트레이더로부터 나온다.
물론 프로 트레이더라고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지만 평범한 개미가 프로보다 얼마나 더 마켓 타이밍에 자신이 있을까?
이들 기관투자가들이 시장에서 돈을 번다면 개미들은 반드시 돈을 잃어야 한다. 왜냐하면 액티브(active) 주식투자는 바로 제로-섬(zero-sum) 게임이기 때문이다. 승리자(winner)가 있으면 반드시 루저(loser)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프로 트레이더인 기관투자가는 개미들의 마켓 타이밍 오류를 역이용하려고 독수리의 눈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결국 마켓 타이밍을 노리는 개미들은 프로 트레이더의 밥이 되기 십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