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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벤처캐피탈업계는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도 마땅히 없는데 어떻게 선뜻 투자에 나서느냐고 반문한다. 이 때문에 한국 바이오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미국처럼 벤처캐피탈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다양한 생태계가 조성되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체 벤처캐피탈의 투자규모에서 바이오분야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한국이 미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지난해 우리나라 벤처캐피탈 총 투자금액은 1조2333억원으로 바이오분야 투자비중은 8.5%였다. 미국은 전체 벤처캐피탈 투자금액(29조1775억원) 중 바이오분야 투자비중이 26%에 달한다.
미국의 경우 상장을 하지 않더라도 기업 M&A(인수·합병)나 원천 기술 이전 등의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할 통로가 많다. 특히 M&A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바이오 투자 유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바이넥스 임재혁 부장은 "우리나라는 바이오기업 설립자가 회사를 파는 것을 '먹튀'로 보는 등 부정적 시각이 강하다"며 "바이오기업에 대한 M&A시장이 극도로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바이오기업의 기술개발이 상업화 단계에 이르면 대기업으로 회사를 넘기는 것이 일반적인데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한국 바이오산업은 찬밥 신세다.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벤처캐피탈 자금을 무턱대고 받았다가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기업공개 압박이 뒷따른다"며 "이 과정에서 억지로 상장요건을 맞추려다보면 기술 개발보다 매출 올리기에 급급해져 다른 사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기업이 기술 개발을 미룬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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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한국 벤처자금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택식 보건산업진흥원 미래정책기획팀장은 "기술 경쟁력을 갖춘 바이오기업이 많지만 투자를 제때 받지 못해 상황이 어려운 곳들이 많다"며 "벤처자금 생태계를 더 튼튼하게 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