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카페베네, 베이커리 '마인츠돔' 전격 매각 추진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3.06.30 13:46
글자크기

동반위 출점규제 부작용 현실화..'블랙스미스' 직영점도 위탁경영 추진

↑마인츠돔 강남역 매장 / 자료사진↑마인츠돔 강남역 매장 / 자료사진


카페베네가 베이커리 사업에 새로 뛰어들기 위해 인수했던 '마인츠돔'을 반 년 만에 다시 매각키로 했다. 동반성장위원회의 규제로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선권 대표는 최근 사내게시판 공지문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마인츠돔 매각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 직영점들에 대해서도 제3자에게 위탁 경영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전격적인 매각 추진 결정에 회사 내부도 술렁였다는 후문이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매각 일정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인츠돔이 올 초 동반위 규제로 인해 매장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애매한 상황이 계속되느니 신속한 매각 추진으로 자금을 확보해 커피전문점 본업의 내실을 다지고 다른 신규 사업이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향후 매입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외부 요인으로 인한 순수한 자금 확보 목적의 매각인지, 아니면 일시적으로 규제를 벗어나기 위해 회사 겉모습만 바뀌는 것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지켜봐야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베이커리 신규 사업을 추진해 온 카페베네는 지난해 말 제과제빵 분야 대한민국 명장인 홍종흔씨가 2001년 설립한 고급제과점 '마인츠돔'을 인수했고, 이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확장 계획을 세웠다. 마인츠돔에 집중하기 위해 드러그스토어 '디셈버24' 사업에서 5개월 만에 철수하는 등 공을 들였다. 카페베네의 급성장세를 비쳐볼 때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양분한 베이커리 시장에서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동반위가 지난 2월 제과점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고, "대기업(중소기업기본법 기준)의 인수합병(M&A)이나 커피전문점에서 제과점으로 업종을 변경하는 방식의 시장 진입을 자제하라"는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사실상 마인츠돔에게 직격탄을 날린 셈이었다. 마인츠돔은 이도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실제 인수 이후 지난 2월 말 강남역과, 지난달 중순 청담동 사옥(베네타워) 두 곳에만 매장을 열었을 뿐이다. 동반위의 권고 기한은 2016년 2월까지여서 앞으로의 성장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매각 추진을 두고 '자수성가형' 사업가의 창업가 정신과 성장 의지에 족쇄를 채운 결과 아니겠냐는 비판적 시각도 나오고 있다. 마인츠돔 이후 에도 동반위 규제로 인한 사업 철수나 축소 사례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매각 건이 성사된다면 카페베네는 커피전문점 사업의 해외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카페베네는 최근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중국 50호점을 돌파했으며, 미국·필리핀에 이어 인도네시아·사우디아라비아 등지에도 진출할 채비를 하고 있다.

또 김 대표의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을 볼 때 신규 사업도 계속 발굴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의 손길이 덜 미치는 업종들이 새 아이템으로 꾸준히 검토되고 있다. 최근 검토된 일본식 돈가스 신규 아이템의 경우 창업 아이디어를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향후 계획이 나오진 않았다"면서도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가기위한 노력들로 봐 달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