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레슨을 받기 위해 떨리는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녀는 "안녕, 나는 마수코야"라고 인사를 건넸다. 학교의 학생이라면 누구나 다 알만한 이름임에도 그녀 특유의 겸손함으로 인사를 했던 그 순간을 나는 잊지 못한다. 마치 '나도 너와 같은 인격체야. 내가 교수라고 해서 너와 크게 다른 건 아니야. 자신감을 가져'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후 레슨시간에 그녀는 엄격했다. 정확하게 지적하고 고치도록 요구했다. 그 해 여름, 그렇게 그녀와의 시간이 끝나고 난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하지만 남편은 "우리도 똑같은 인격체인데 왜 결혼을 못하나?"라고 했다. 아내는 조금 느리긴 했지만 왼손으로 요리를 하고 남편을 위해 음식을 먹여주고, 샤워를 시켜준다. 남편은 막대가 달린 모자를 이용해 이메일을 쓰고 은행 업무를 본다. 모두가 그들이 하지 못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을 때 그들은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둔 것이다. 아내가 말한다. "우리는 전혀 불편한 걸 모르고 있는데 사람들은 그걸 의아해 하더라고요."
그녀는 내게 "이제 단점을 이겨내려 하기보다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렴. 그 동안 넌 충분히 노력하지 않았니?"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자신도 인생의 어느 순간 포기하는 것을 배워야 했고 자신과 타협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고 말했다. 못하는 걸 노력으로 극복해야 할 때와 잘하는 걸 내세울 때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도. 그녀의 지혜가 많이 그리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