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덕지 교육 현주소는] ⑨ "본예산 30억 원 확보해야"

머니투데이 MT교육 정도원 기자 2013.06.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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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보선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이 3일 서울 마포구 창천중을 방문해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경기를 참관했다. 최 의원(사진 가운데 회색 정장), 성계숙 서울시교육청 장학관(학생 한 명 건너 오른쪽), 송태영 창천중 교장(그 오른쪽), 김양경 한국연식야구연맹 회장(그 뒤) 등이 창천중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선수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사진=정도원 기자최보선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이 3일 서울 마포구 창천중을 방문해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경기를 참관했다. 최 의원(사진 가운데 회색 정장), 성계숙 서울시교육청 장학관(학생 한 명 건너 오른쪽), 송태영 창천중 교장(그 오른쪽), 김양경 한국연식야구연맹 회장(그 뒤) 등이 창천중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선수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사진=정도원 기자


"특별교부금은 내년, 후년에 계속 내려온다는 보장이 없다. 본예산 30억 원을 확보해서 진행해야 한다."

3일 서울 마포구 창천중학교를 방문하고 서울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야구 경기를 참관한 최보선 서울시의회 교육의원은 "교육청 예산으로 30억 원을 확보해야 하고 특교(특별교부금)는 플러스 알파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를 위한 예산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 의원은 또 "(학교스포츠클럽이) 더욱 활성화되려면 교육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기업의 협찬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나도 발로 뛰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날 참관에는 최 의원과 송태영 창천중 교장, 성계숙 서울시교육청 장학관, 오정훈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최환호 서부교육지원청 장학사가 자리를 함께 해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에 대한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최보선 교육의원은 서울시교육청 문예체 정책자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마포구는 지역구인 관계로 창천중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현장에서의 목소리를 취합해 학교스포츠클럽의 개선 방향에 대한 몇 가지 의견을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에게 지적했으며, 성계숙 장학관, 오정훈 장학사는 "각 시·도 교육청 학교스포츠클럽 담당자 회의를 통해 내년부터 반영할 수 있는 부분은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창천중은 모범적인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학교로 잘 알려져 있다. 송태영 교장이 학교스포츠클럽에 대한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송 교장은 "소뇌가 발달해야 창의적으로 공부를 잘할 수 있는데, 체육 활동을 통해 소뇌가 발달한다는 점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뇌는 창의성을 관장하는데 그 용량은 청소년기의 운동을 통해 발달한다"며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열심히 하는 아이들은 기계적이지 않고 이런 저런 창의적 시도를 많이 하더라"고 높이 평가했다.

성계숙 장학관도 "매해 발전하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라고 말을 받으며 "올해에는 특히 '유니폼' '전속 심판' '경기 룰'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부연했다. 학교스포츠클럽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같은 유니폼을 맞춰 입어 단결과 협동, 그리고 소속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증진하고 △경기마다 전속 심판을 두어 동심이 판정 시비로 얼룩지는 것을 방지하고 공정한 경쟁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며 △정식의 경기 룰을 적용하고 강조함으로써 편법이 아닌, 룰과 규칙 안에서의 정정당당한 승부의 습관을 어려서부터 들인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추가 소요될 수밖에 없는 예산이다. 출전하는 학생들에게 유니폼을 맞춰주고 경기마다 심판을 붙이는 과정 하나하나에 돈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성 장학관은 "솔직히 예산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자비로 유니폼을 맞추라고 하거나 학부모에게 추가로 부담금을 걷게 되면 학생들이 학교스포츠클럽에서조차 동일 선상에서 출발하지 못하는 셈이 된다.

롯데리아가 취지에 공감해 야구 유니폼을 후원하는 방식으로 연간 2억 원 상당의 협찬을 하고 있다. 전속 심판은 명지전문대학과 한국야구위원회·대한야구협회·국민생활체육 전국야구연합회가 공동 설립한 '야구심판학교'에서 10주간의 엄정한 교육을 거쳐 배출된 전문 심판을 배정하고 있다. 성 장학관은 "서울시교육청이 지급하는 심판비가 10년 전 수준이라고 하더라"며 "다행히도 심판 분들이 '서울시교육청 너무한다'라면서도 취지와 학생들의 순수한 모습이 좋아 반쯤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사업에는 6억3000여 만원이 교육청 예산으로 잡혀 있는데 이것으로 12개 종목 1442개 팀이 출전하는 학교스포츠클럽을 꾸려나가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은 누구의 눈에도 명백해 보인다. 이에 교육부로부터 특별교부금 23억 원을 추가 교부받아 꾸려나가고 있다. 그러나 특교라는 것은 말그대로 언제든 끊어질 수 있는 성격의 돈이다. 만일 특교가 내려오지 않는다면 학교스포츠클럽은 당장 내년에라도 좌초될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최 의원은 "실제로 진행하다가 특교가 끊어져 사업이 중단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우려했다. 그는 "예산을 더 증액해야 한다"며 "현재 30억 원은 실제로 소요되는 반드시 필요한 비용이니만큼 이를 교육청 본예산으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 현장의 반응은 어떨까. 송 교장은 "타 학교에 가서 어웨이 경기를 치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는 교통비도 들고 지도 교사가 경기 끝나면 아이들 자장면이라도 한 그릇 사줘야 하지 않나"며 "이런 것 하나하나가 다 교육이다. 본예산으로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며 공감을 표했다.

실무를 맡고 있는 오 장학사는 "처음에 136개 팀으로 시작한 사업이 어느새 1442개 팀으로 늘어났다"며 "일선 지도자 확보와 경기장 시설 개선 등 해야 할 사업은 많은데 애로사항이 많다"고 털어놨다. 교육청 예산, 교육부 특교 외에 취지에 공감하는 기업들의 후원이나 협찬이 늘어났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최 의원은 "본예산을 30억 원 이상으로 증액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교육의원들도 적극 공감하리라 생각한다"며 "교육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기업의 협찬이 늘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나도 발로 뛰겠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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