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에 참석해 기조발제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제공
박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혜영 민주당 의원의 주도로 열린 야권 최대공부모임인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에 참석, 기조발제를 통해 "시장이 혼자서 모든 걸 다 알고 갈 순 없기 때문에 변화와 혁신을 만들려면 소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소통이 우리시대의 화두인데, 제가 현장을 제일 좋아한다. 책상에서 보고 받고, 논의하는 것 이상의 진실과 대안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며 "(갈등) 현장에 가보면 '박원순 시장 물러나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기도 하다. 저는 오히려 이런 데를 찾아다니고,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된다"며 국민과의 소통과 대화를 통한 정치를 강조했다.
아울러 소통의 수단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의 활용을 적극 권장했다. 그는 "현대적 기술을 활용 안 할 이유가 없다"면서 "아무리 시장과 공무원이 훌륭하고, 똑똑하더라도 시민들한테는 질 수밖에 없다. 모든 시민들은 자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분들의 (아이디어를) 합치면 집단지성이 발휘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시장은 '혁신'이 '서울스타일'임을 강조하며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누드프로젝트(정보공개) △서울위키 △서울혁신파크 △범죄예방환경디자인 △보도블록 10계명 등의 정책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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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또 이 자리에서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국회 차원의 법령 개정과 제도개선을 요청했다. 그는 "중앙정부와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 지방정부는 을(乙)이다. 을도 그냥 을이 아니라 '슈퍼을'"이라며 "법령과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게 너무나도 많다. 수십 년 전 만들어진 게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 시장은 공동체 마을의 대표적 사례인 성미산 마을과 관련해 국정원이 '종북좌파 양성소'라고 비밀 문건을 통해 지목한 것에 대해 "그건 정말 고소·고발감"이라며 "외국 같으면 정말 웃을 일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성미산 마을은 1000여 명의 주민들이 공동육아와 공동교육, 공동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대표적 공동체 마을이다.
이날 박 시장의 기조발제를 들은 민주당 등 야권의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그는 의원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당초 예정된 시각보다 30여 분이 지나서야 행사장을 떠날 수 있었다. 다음 일정 때문에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도 정중히 사양했다.
특히 민주당 유성엽 의원은 박 시장의 혁신과 관련해 △서울시정의 중앙정부 및 국정을 바꾸는 견인체 역할 △혁신방안 조례화 △혁신방안 타지자체와의 공유 등을 당부했고, 윤후덕 의원은 박근혜정부의 행복주택과 관련, "도시에 임대주택을 지을 때, 일자리와 결합되지 않고, 먹고 살거리가 제공되지 않으면 더 빈곤해지는데 행복주택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윤 의원의 말씀처럼 도심에 임대주택도 있어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혁신안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기득권의 반대에 따른 어려움은 없었냐'는 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의 질문에는 한강변 아파트 재건측 등을 예로 들며 "기득권의 문제는 합리적 일처리의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혁신에는 저항이 따르지만 서로의 이익을 조절하면 모두가 대만족(하는 결과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현장에서 보면 여전히 '반쪽지방자치'라고 말할 수 있다. 재정권한과 조직권한이 (지방정부에) 전혀 없다"며 "2기 지방분권, 새로운 상생모델을 만들기 위해선 지방정부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