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한 식당입지는 콘셉트로 충분히 극복해 ‘인천 가연생고기’

김현수 외식콘셉트 기획자 2013.05.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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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외식창업자나 외식 경영자들은 의외로 고객이 진짜 원하는 니즈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생각하는 주관적인 관점으로 접근해 실패를 보는 경우가 빈번하다. 외식콘셉트 기획자 겸 컨설던트가 냉철한 손님의 시각에서 본 음식점 분석기로 고객이 어떤 음식점을 선호하는지 혹은 회피하는지를 다이어리 형식으로 이야기한다.

불리한 식당입지는 콘셉트로 충분히 극복해 ‘인천 가연생고기’


전반적으로 이번 주(5월 19일~25일)는 음식점에 손님이 없다고 한다.
방문하는 음식점마다 업주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어버이날을 즈음하여 고객이 소비를 대부분 소진했기 때문일 것이다.

◇ 인천 검단 외진 곳에 위치한 가연생고기
5월 24일 저녁 인천 왕길동에 일이 있어 방문했다. 같이 동행한 지인들과 왕길동 먹자거리를 도보로 걸어가다 보니 전반적으로 한산하다.



인천 서구가 좋은 상권은 아니지만 왕길동의 핵심 상권에 있는 식당들은 대체로 손님이 없었다. 대형 건물들도 임대가 안 되어서 텅텅 비어 있다.

그래도 명색이 금요일 저녁인데.. 확실히 자영업의 위기다. 목적지인 가연생고기에 도착했다.



가연생고기는 왕길동 핵심상권에 비해 300m 정도 떨어졌지만 왕길동 내에서도 한창 처지는 입지다. 그 300m의 차이는 생각보다 엄청나다.

◇ 대박은 아니지만 중박 수준의 음식점 가연생고기
그러나 웬걸 점포 안은 손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역시 숯불의 위력은 대단하다.
목살과 삼겹살을 주문했다. 각 180g 11000원.

스테이크처럼 두툼한 목살을 참숯에 구워서 먹으니 입안에서 씹히는 풍미가 가득하다.
단순한 생고기지만 기존 먹었던 돼지고기 구이와 수준이 다르다.


불맛이 밴 완벽한 직화구이 삼겹살도 역시 괜찮다. 목살은 흑돈을 삼겹살은 암퇘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집 목살과 삼겹살은 어지간한 소고기보다 상품력에서 앞서 있다.

같이 방문한 지인이 다소 감탄을 하는 표정이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건물을 보유한 사람으로 외식창업에 큰 관심이 없지만 오늘은 좀 자극을 받은 것 같다.

고기를 먹고 있는데 계속 손님이 들어온다. 참고로 가연생고기의 캐치프레이즈는 “어떤 육류 먹거리도 참숯 직화육을 이길 수 없다” 이다.
가연생고기는 전에 인천 서구의 유명한 고깃집의 분점으로 영업을 하던 곳이다.

본점은 유명세와 상품력이 뛰어난 곳이다. 그러나 분점이 본점에서 불과 1km 거리에 있어 본점의 위세(威勢)에 눌려 영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상권의 소비자라도 분점보다는 본점에서 소비를 했을 것이다.

그래서 작년 6월 ‘직화구이 생고기 전문점 가연생고기’로 콘셉트를 완전히 바꾸었다.

◇ 상품력과 가성비가 양호한 가연생고기
외진 곳에 위치했지만 ‘완벽한 직화구이’라는 명확한 콘셉트를 던지니 고객이 늘어났다.
평일에도 손님이 늘었지만 주말에는 경기도 일산 등에서 일부러 손님이 찾아왔다.

3000원짜라 후식용 토하젓 비빔밥도 가성비 훌륭하다. 수도권에서 고깃집 후식으로 토하젓
비빔밥을 제공하는 곳은 이 식당이 최초일 것이다. 사실 토하젓 비빔밥은 전라도의 모 갈비집에서 벤치마킹한 것이다.

임금님께 진상했다고 한 토하젓은 손님에게 고급 젓갈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후식인 초계막국수도 육수에서 단맛은 좀 나지만 일반 고깃집 제조냉면보다는 분명 우위에
있다. 요즘 대세인 메밀 함유량이 충분히 들어간 생면을 사용했다.

그리고 초계(닭)막국수도 일반 막국수에 비해 차별성이 있다.
가연생고기는 손님이 체감하는 만족도가 아주 좋은 고깃집이다.

다만 점심삭사 매출에 대한 고민은 좀 더 심층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 서울 강남권에 진입해도 충분히 승산
점포주에게 물으니 이번 달 매출도 양호하다고 한다. 약 30평 정도의 작은 식당이지만 매출과 수익이 생각보다 괜찮다. 음식 가격은 서울 기준으로 보면 매우 저렴하다.

서울 강남권에 이 가연생고기가 진입해도 본인 생각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연생고기를 포스팅한 맛집 블로거들의 내용을 보면 서울에도 이런 고깃집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엿볼 수 있다.

사실 강남권에는 생각보다 맛있는 돼지고기 전문점이 별로 없다.
영업이 활성화된 대형 흑돈 전문점이 몇몇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럽다.

손님의 시각으로 보아도 가연생고기는 꽤 괜찮은 고깃집이다.
사무실인 양재동 인근에 있으면 월 2회 이상 방문하고 싶을 정도로 가격과 상품력 모두 만족스럽다. 육류를 좋아하지만 사무실 근처에서는 삼겹살집을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왜? 인근에 먹을 만한 삼겹살집이 없기 때문이다.
삼겹살집은 흔하지만 정말 맛있는 삼겹살집을 구성한다면 그것도 하나의 찬스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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