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사이언스-②]내일은 어떤 로봇슈트를 입게 될까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13.05.1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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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는 로봇' 시제품 속속 개발…소재 이어 착용성 연구에 무게

편집자주 영화 속에는 숨겨진 과학원리가 많다. 제작 자체에 디지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물론 스토리 전개에도 과학이 뒷받침돼야한다. 한번쯤은 '저 기술이 진짜 가능해'라는 질문을 해본 경험이 있을터. 영화속 과학기술은 현실에서 실제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상용화는 돼있나. 영화에 숨어있는 과학이야기.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연구동향과 시사점을 함께 확인해보자.

▲'아이언맨3' 극중 장면[사진제공=소니픽쳐스월트디즈니스튜디오코리아]▲'아이언맨3' 극중 장면[사진제공=소니픽쳐스월트디즈니스튜디오코리아]


할리우드 SF영화 '아이언맨3'가 국내 개봉 12일 만에 관객 600만명을 돌파했다. 1·2편의 인기를 능가하는 속도다. 이 영화를 찾는 관객들의 관심은 단연 아이언맨의 새로운 슈트에 쏠린다. '과연 이번엔 어떤 기능이 탑재됐을까?'라는 궁금증에 관해서 최신작인 '아이언맨3'는 기능성과 착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주와 근접한 상층권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슈트, 인명 구조용 슈트, 방어기능이 뛰어난 전투용 슈트 등 각각의 용도별 특징을 갖춘 첨단 슈트들의 등장은 아이언맨3의 감상포인트이자 실제로 로봇과학계가 주목하는 핫이슈이다.



아이언맨 슈트의 변천사는 '마크3'에서부터 시작된다. 초창기 슈트인 '마크2'의 가장 큰 결함이던 비행 고도가 높을 때 슈트가 얼어붙는 문제점을 해결한 모델이다. '티타늄'이란 합금을 이용해 온도와 중력에 대한 결점을 극복한다.

티타늄은 강철보다 가벼우면서 비슷한 강도를 갖고 있다. 인장강도(재료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응력)는 보통 강철 합금과 비슷하지만 43% 정도 가볍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녹는점이 1668도로 높고 전기 전도율과 열전도율은 다른 금속들에 비해선 낮아 비행기나 우주선 동체에 주로 사용된다.



슈트 소재 문제를 해결한 '마크3'은 나아가 이전 슈트들보다 입고 벗는 방식이 훨씬 용이해진 '마크7'으로 한 단계 더 진화된 모습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아이언맨3에 등장하는 신형 슈트 마크7은 주인공인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의 팔찌에 반응해 날아와 그의 몸을 감싸듯 자동으로 장착된다. 뿐만 아니라 '마크42'는 슈트의 각 부분이 개별적으로 움직이도록 설계돼 슈트의 일부만 착용하고도 전투가 가능하다.

그렇다면 아이언맨 슈트는 과연 어느 정도 현실성을 담고 있을까. 군사·의료·산업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인 착용로봇(wearable robot)은 제각각 시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실용화를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 1일 대우조선해양은 옷을 입는 것처럼 몸에 착용해 30kg 이상의 무거운 물체를 가볍게 들 수 있는 착용로봇(전기식·유압식 하반신형)을 공개했다. 한양대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카이스트(KAIST)가 공동 개발한 이 로봇은 지난해 말 옥포조선소에서 현장 테스트를 마쳤다.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소는 현재 30kg 정도인 작업 중량을 40kg 이상으로 끌어올려 내년 조선소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로봇을 완성할 계획이다. 로봇에 장착된 유압과 전기모터가 대신 무게를 지탱하기 때문에 사람이 느끼는 무게는 실제 무게의 5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의료용 착용 로봇도 실용화 단계에 곧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간) 미국척수손상협회(ASIA) 연례회의에선 의료용 보행 착용로봇 '인데고'(Indego) 시연이 있었다.

무게 12.25kg으로 착용 로봇 중 가장 가볍다. 특히 여러 조각으로 분리해 배낭에 넣고 다닐 수 있어 휴대가 간편하다. 실용화까진 최소 1년 이상 걸릴 전망이다.

중앙연구소는 "현재 전 세계 740억원 수준인 착용로봇 시장이 오는 2025년에는 5조5000억원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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