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은퇴 창업 키포인트는?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3.05.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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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창업트렌드/ 직장시절 '윗사람 마인드'부터 버리는 게 성공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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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세대의 퇴직이 가시화되면서 창업시장에 해당 연령층 유입률이 최근 부쩍 높아지고 있다.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은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 지출이 가장 많은 연령층으로 재테크, 부동산 투자, 보험상품 가입 등과 더불어 은퇴 후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창업에 그 어느 연령대보다 관심이 많다.

하지만 20~30년간 직장생활에 전념했던 베이비부머들이 창업을 실제 실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패가 두려운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일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음에도 재취업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창업을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주변의 같은 세대 퇴직자들의 창업이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점도 창업에 대해 겁을 내는 이유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성공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매장을 오픈한 후 어떻게 운영할지, 사회의 경력에 맞는 업종은 무엇인지, 심리적인 측면에서 경계해야 할 것들은 어떤 부분인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샐러리맨 마인드부터 버려라

성공 창업을 이루는 첫번째 단추는 바로 샐러리맨 마인드를 버리는 것이다. 부장 이상의 임원 출신은 '윗사람 마인드'를 버리지 못해 창업자로서 책임감과 주도성은 떨어지는 반면 어중간한 권위의식으로 고객을 대하게 된다. 또 직원들에게도 솔선수범하기보다는 지시 중심으로 일을 하는 성향이 경영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사업의 성장성이나 내용, 본인의 신념보다는 과시욕이 앞서 업종을 선정하거나 무리하게 투자해 화를 자초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이러한 샐러리맨 마인드를 버려야 성공할 수 있다.

이외에도 사업감각이 앞설 수 있는 아내와 자녀를 적극 활용한다든지, 장기적인 안목으로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도로 운영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지름길이다.

◆핸디맨 비즈니스로 '인생2막' 도전


울산에서 집수리, 청소, 전기, 인테리어 등 잡다한 문제를 원스톱으로 해결해주는 한국형 집수리전문 브랜드인 '아이러브맥가이버 핸디맨'을 운영하는 이은석씨(48)는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지난해 9월 퇴사한 전형적인 베이비붐세대의 창업자다.

요즘 기술형 사업으로 뜨는 핸디맨을 창업한 이씨의 하루 평균 매출은 25만~30만원 정도 된다. 앞으로 20년 이상 할 사업이므로 초조한 마음을 버리고 6개월까지 홍보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있다.

이씨는 퇴사 이후 어릴 적 부모님이 운영하던 철물점과 전기수리 업무의 영향을 받아 기술직인 핸디맨을 오픈하게 됐다. 도배, 목공, 수리, 보수, 청소, 방역 등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능력을 갖춘 핸디맨은 봄맞이 집안 대청소, 이사청소, 에어컨, 방충망, 수도 동파 등 생활전반의 잡다한 영역을 해결해주기 때문에 1년 내내 수요가 있는 사업 중 하나다.

핸디맨 가맹본사는 기술학원 노하우를 바탕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해 도배, 목공, 수리, 청소, 가구DIY 인테리어까지 현장감 있는 이론과 실무 밸런스에 맞는 교육을 진행한다. 교육과정을 통해 창업에 관한 모든 노하우를 전수하고 실전창업 또한 바로 가능토록 지원하고 있다.

◆퇴직 전 남편 대신 창업해 성공

지난 2011년 5월 시청역 덕수궁 인근 국수전문점을 오픈한 김명신씨(47·여)는 두 자녀와 베이비붐세대 퇴직자 남편을 둔 주부 출신 창업자다. 현재 그녀는 9평 규모의 작은 매장에서 월 평균 3500만원이라는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씨의 성공비결은 수개월에 걸친 철저한 창업 준비에 있다. 업종·입지 선정, 매장을 내는 일 등 창업 준비기간만 9개월 정도가 걸렸다. 창업 아이템을 정한 후 3개월 정도를 더 투자해 상권을 조사한 후 매장을 오픈했다.

김씨는 남편의 퇴직금 규모에 맞춰 사업 안정성을 기준으로 유행을 타지 않는 분식업종을 유심히 살폈다. 인터넷에서 '분식'이라는 단어로 브랜드를 검색하니 '김밥과 라면'을 병행해 판매하는 분식전문점부터 카페형 인테리어를 강조한 분식 카페프랜차이즈가 눈에 띄었다.

김씨는 김밥과 라면, 떡볶이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분식전문점이 100m만 걸어도 2~3곳이 보일 정도로 흔한 것을 파악하고 남편 조언에 맞춰 '국수'라는 아이템과 분식이 결합된 현재 브랜드를 선택했다.

김씨는 가맹본부와 상담한 후 본사에서 추천해 준 시청역 덕수궁 앞의 상권을 두달가량 시간을 들여 직접 조사한 후 입점해 꾸준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금 운영 중인 자리의 유동인구와 아침과 점심, 저녁 8시 이후의 시간대별 고객 유입상황을 2주간 빠짐없이 찾아가 체크했다. 이곳은 매장 뒤쪽으로 미술관과 덕수궁이 있어 주말에도 학생들과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지역이다. 평일뿐 아니라 주말과 저녁시간을 커버할 수 있는 충분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 김씨는 가맹비, 초도물품비, 인테리어비, 시설잡화비 등 점포구입비 포함 총 1억3000만원을 투자해 9평 규모의 전통국수전문점을 오픈했다.

전단지 등 별다른 홍보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김씨는 아이들과 같이 온 학부모나 외국인 고객들이 식사 메뉴를 주문하면 '미니국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김씨는 매장이 작다보니 회전율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 평일 점심식사 시간대에는 20분 안에 식사를 마치고 나가는 고객에게 '5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 4월11일 열린 ‘2013 프랜차이즈서울 Spring’에서 한 관람객이 창업상담을 받고 있다. / 류승희 기자지난 4월11일 열린 ‘2013 프랜차이즈서울 Spring’에서 한 관람객이 창업상담을 받고 있다. / 류승희 기자
◆철저한 준비와 교육이 필수

공기업이나 대기업에서도 베이비부머 퇴직자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한때 유행처럼 성장하던 '아웃플레이스먼트'는 재취업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재취업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스스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의 퇴직자들은 최소 3~4년 전부터 퇴직을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장은 "퇴직 후 자신이 감당해야 할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서 직접적인 방법으로 충격을 줘야 한다"며 "새로운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올바른 창업교육 만큼 퇴직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 또는 일반 창업교육기관을 통해 충분히 준비한 후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아이템을 선택해 창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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