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엔저쇼크까지"···한숨짓는 철강업계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13.04.2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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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수요부진에 매출감소..."엔저 수요산업 부진, 가격인상도 쉽지않아"

포스코 (398,000원 ▼4,500 -1.12%)현대제철 (31,750원 ▼200 -0.63%)의 1분기 경영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등 철강업계가 올해에도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업황 불황 지속과 엔저(엔화약세) 등 환율 영향 탓이다.

지난 25일 실적을 공개한 포스코(계열사 제외 별도 기준)는 올 1분기 매출액 7조6850억 원, 영업이익 5814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830억 원으로 집계됐다.



포스코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전분기에 비해 각각 18.8%, 4.8%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와 견줘 23.4%, 전분기보다는 53.3% 늘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작년 4분기부터 2분기 연속 영업익 '1조 클럽' 달성에 실패했다.

현대제철(별도 기준)은 지난 26일 1분기 매출액 2조7804억 원, 영업이익 1216억 원, 순익 195억 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로 각각 21.7%, 21.2% 감소했고, 전분기와 견줘서도 16.0%, 25.5% 줄어들었다.



주요 철강사들의 실적 악화는 수요산업 부진에 따른 판매량 감소와 판가 하락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방민진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의 매출 감소는 광양 1고로 개보수로 조강생산이 감소해 반제품 출하가 줄었고 완성차 가전 등 실수요산업 내수 출하단가 인하 여파가 컸다"고 말했다.

현대제철도 마찬가지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오는 9월 고로 3호기 완공에 대비해 45일 동안 C열연공장 증설 공사를 진행하면서 45만 톤 수준의 물량 감소가 발생했다"며 "1분기 생산량이 전년 동기보다 14.4% 감소했고 판매량도 13.2% 줄어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엔저로 인한 타격도 크다. 현재로선 국내 철강사들은 엔저가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과 일본 철강사들의 원가 구조가 비슷하다"며 "환율변동에 따라 수출채산성과 원료비가 반대로 움직이므로 국내 철강사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했다.


문제는 수요산업 위축이 불러오는 악영향이다. 주요 철강 수요처인 자동차나 조선, 기계업종에서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살아나고 있다. 반면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보면서 수요가 줄고 가격 전가가 어려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김재열 포스코 상무(마케팅전략실장)는 "엔저로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기계 등 주요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최근 엔저로 포스코의 매출과 수익성이 감소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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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체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당장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요 산업 부진과 엔저로 판가 인상이 쉽지 않은 게 문제다.

김 상무는 "원료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는 2분기 이후 가격인상이 필요하지만 엔저로 인해 국내 수출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어 단정 짓기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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