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개성공단 책임, 우리 정부에 있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3.04.26 15:13
글자크기

입주기업들 "우리가 北 믿고 투자했나?" 실무회담 제의에 비판 의견

"개성공단 투자를 북한을 믿고 했습니까, 우리 정부를 믿고 했습니까."

전 농림부 장관인 김성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비자정의센터 대표는 22일 열린 제4회 개성공단포럼에서 지금의 개성공단 사태에 대한 책임은 우리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어제 우리 정부의 북한에 대한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안은 중대한 실수"라며 "답변 시한을 24시간도 주지 않고 답 없으면 중대조치 취하겠다는 건 북한 체제를 아는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정부가 지난 25일 개성공단 입주기업과 상의 없이 북한에 실무회담을 제안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중대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선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김 대표는 "어제와 같은 긴급 제안을 하려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123개 입주기업 대표들과 머리를 맞대고 상의했어야 한다"며 "오늘 우리 정부가 어떤 발표를 할지 모르겠지만 개성공단 폐쇄로 가는 게 아닌가 불길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포럼에 참석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들에게 "개성공단 투자를 누구 믿고 하셨느냐"며 "북한이냐 우리 정부냐"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입주기업 대표들은 한 목소리로 "우리 정부를 믿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개성공단의 불행한 사태에 따르는 모든 피해는 우리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고통 받는 입주기업들에 피해를 끼쳐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우리 정부의 실무회담 제안이 개성공단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영수 현대아상 상무는 "2~3일 전까지 상황이 개선되는 느낌이 들었고 이번주 지나면서 북한에서도 상황이 좀 개선되는 신호가 나올 줄 알았다"며 "그런데 어제 갑자기 실무회담 제안을 하면서 꼬여가는 느낌이 들었고 걱정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우리 정부가 오늘 오전까지 답을 달라고 한 것도 시간이 촉박했고 입장이 강경했다"며 "북한에서 예측하지 못하는 대응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정부가 잔류 인원 철수를 권고해도 듣지 않겠다는 의견을 분명히 했다. 또 정부가 철수라는 카드를 꺼내지 않길 요청했다.

개성공단에 간식을 제공하는 업체인 개성의 이임동 대표이사는 "어제 정부 발표 이후 한 시간 동안 아무 생각이 나지 않더라"며 "어제 개성공단기업협회를 가보니 다들 멘붕에 빠져있었다"고 입을 뗐다.

이 대표는 "입주기업들은 개성공단에서 철수하면 끝"이라며 "남한 정부든 북한 정부든 개성공단에서 나오라고 해도 절대 나가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 정부에서 제발 철수라는 말을 꺼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