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개인보다 여러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박근혜정부가 국정제일과제로 제시한 ‘창조경제’도 마찬가지다. 본인(중소벤처기업)의 아이디어와 피나는 노력, 정부의 지원, 본인과 회사의 인맥(정보력), 대기업의 양보 등이 오케스트라처럼 조화를 이루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창조경제의 꽃이 활짝 필 수 있다.
창조는 머리와 손발, 그리고 엉덩이가 협력해야 가능하다. 남과 차별화되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두뇌, 그런 아이디어를 뒷받침하기 위해 풍부한 경험을 하는 손과 발,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엉덩이에서 땀띠가 날 정도로 끈덕지게 앉아 정답을 찾는 고통이 어우러져야 창조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하나는 창조의 과정을 보지 못하고 것이다. 김연아가 한 때 대회참가를 고민했을 연습이 너무 고통스럽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최첨단의 CPU와 운영체제(OS)를 장착한 컴퓨터도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무용지물인 것처럼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엉덩이와 손발의 고통스런 인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빛을 발할 수 없다.
다른 하나는 우리 기업도 상당히 창조를 하고 있는데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4월말에 판매가 예정된 갤럭시S4 덕분으로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늘보다 높게 보였던 일본의 마쓰시타 소니 샤프 등이 대규모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천양지차(天壤之差)다. 500원짜리 지폐에 인쇄된 거북선을 들고 나가 수주를 받았던 조선은 세계 최대다. 현대기아자동차는 40년이 채 안돼 5000만대나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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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의 폐허를 딛고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의 선진국 문턱까지 온 것은 그런 기업의 창조 덕분이었다. 그런데도 성공한 기업과 기업가에는 박수보다는 손가락질을 한다.
창조경제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국민이 함께 잘 사는 것이다. 문화와 기술, 아이디어를 비빔밥처럼 버무려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비즈니스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게 목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벤처기업과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대기업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그동안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국정과제가 제시됐다. 지식경제, 참여경제, 녹색경제, 창조경제…. 정치는 멋있는 슬로건이 통한다. 하지만 경제는 쫀쫀하게 챙기는 실천이 중요하다. 박정희 대통령은 챙김으로써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 박근혜정부도 창조경제라는 구호보다 실질적 창조가 실현되도록 하는데 힘써야 한다. 정치는 짧고(정권은 더 짧고) 경제는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