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자산가 "부동산대책 관심없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3.04.01 17:22
글자크기

[4·1부동산대책]9억이하 신규·미분양주택 구입시 5년 양도세 면제

 "집값이 오른다는 보장도 없고 수익률도 안나오는데 돈 있다고 사겠어요?"

 1000억원대 자산가 김모씨는 1일 양도소득세 감면에 따른 주택 추가매입 의향이 있는지 묻자 이같이 말했다.

 이날 박근혜 정부가 내놓은 '4·1부동산대책'에 따르면 9억원 이하 신규·미분양주택을 구입하거나 1가구 1주택자가 보유한 9억원·85㎡ 이하 주택을 연내 구입할 경우 취득 후 5년간 양도세를 전액 면제해 주기로 했다.



 기존주택에 대해 양도세를 감면해 주는 것은 사상 처음 시행하는 것이어서 파격적인 대책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는 실수요자들의 거래를 늘릴 수 있는 대책일 뿐, 거액자산가들의 투자를 이끌어낼 만한 대책은 아니라는 게 은행 프라이빗뱅커(PB)들의 판단이다.

 정원기 하나은행 강남PB센터장은 "거액 자산가들은 이번 부동산대책에 대해 크게 기대 안하고 있다"며 "과거에는 정책에 따라 집값도 움직였지만 지금은 대책이 나와도 주택 가격 트렌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과거처럼 투자 수익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과거 부동산 투자로 재미를 봤던 김 씨도 주택 매입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김 씨는 "상가 수익률은 5~6%정도 나오는데 비해 주택은 6억원을 투자해도 월세가 100만~150만원 수준이라 수익률이 3%에 그친다"면서 "과거에는 집값 상승을 바라보고 매입했지만 지금은 투자 매력이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집값이 지금보다 20~30%정도는 더 떨어져야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며 "다만 갑자기 집값이 떨어지면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혼란이 생길 수 있어 정부가 연착륙을 위한 대책을 내놓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기존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은 파격적인 대책이지만 지금은 주택매매가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이라 매물을 소화시키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