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엘바이오 "상폐되면 개인투자자 피해, 재감사 희망"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3.04.0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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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정찬 줄기세포기술원장 "사업 잘 이해할 수 있는 복수의 회사와 투자협의중"

알앤엘바이오 "상폐되면 개인투자자 피해, 재감사 희망"


"회사가 상장폐지 되면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게 됩니다. 회계감사과정에서 부족했던 자료는 보강해서 내겠습니다. 줄기세포사업의 계속성에 대해서도 소명하겠습니다. 재감사를 희망합니다."

회계법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알앤엘바이오 (0원 %)의 창업주 라정찬(사진) 줄기세포기술원장이 1일 머니투데이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회계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21일 알앤엘바이오의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거절' 결정을 내렸다. 상폐 위기에 처한 알앤엘바이오는 지난달 29일 거래소에 '상장폐지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거래소는 오는 19일 까지 상장위원회를 개최해 상장폐지 여부 등을 심의해야 한다.

알앤엘바이오는 이번 주 중으로 삼일회계법인에 재감사를 신청하고 상장위원회가 열리기 전 까지는 재감사 여부를 결정 받겠다는 계획이다.



만일 삼일회계법인이 재감사를 거절하면 알앤엘바이오는 바로 상장폐지 돼 정리매매 절차를 밟게 된다. 재감사가 결정되면 거래소는 상장위원회는 재감사를 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부여하게 된다.

재감사를 진행하고도 감사의견 '거절'이 유지될 경우 알앤엘바이오는 상장폐지된다. 반면 감사의견이 '적정' 또는 '한정'으로 바뀔 경우 거래소는 이를 확인하고 상장을 유지해 주게 된다. 결국 재감사 결과에 따라 알앤엘바이오의 상폐 여부가 결정되는 셈이다. 과거 재감사를 통해 상장폐지가 번복된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

라 회장은 "재감사에서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는다면 어쩔 수 없지만,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해 재감사를 통해 회사 측이 소명할 기회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 라 원장 "자료보완·사업계속성 해명하겠다" = 알앤엘바이오의 거래 정지 직전 주가(1335원)를 기준 시가총액은 1362억원이다. 이중 개인투자자들 비중은 83%로 개인투자자들의 자산 1134억원은 공중분해 될 위기에 처했다.

삼일회계법인은 감사이유 거절의 이유로 △회사의 중요한 자금거래의 적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를 수행하지 못했고 △관계기업과 종속기업에 대한 투자의 적정성을 확보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주된 영업활동인 줄기세포의 추출·배양등의 행위가 적법한지 중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들고 있다.

회계감사와 필요한 자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지적과 관련 라 회장은 "개별기준에서 연결기준으로 회계기준이 변경되면서 자료제출에 대한 혼란이 있었다"며 "재감사가 받아들여진다면 회계법인이 원하는 자료를 충분히 만들어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회계법인을 통해 가상회계 감사를 받는 방법을 통해 자료가 적절하게 제공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줄기세포 사업 불법성 여부는 논란의 여지 = 삼일회계법인이 감사의견 거절을 내린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알앤엘바이오가 국내에서 배양한 줄기세포를 해외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국내·외 법률이나 규정에 적합한 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알앤엘바이오는 국내·외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고 이를 배양해 보관하는 사업을 통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알앤엘바이오 줄기세포 관련 매출은 2011년 466억원, 2012년 378억원이다. 전체 매출에서 줄기세포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94%. 2012년 95%로 매출의 대부분이 이 부문에서 나왔다. 회계법인의 판단대로 줄기세포사업이 이어지지 못한다면 알앤엘바이오는 존속하기 어려운 구조다.

라 회장은 "일본 법무법인을 통해 일본 내 줄기세포 시술이 문제가 없다는 공식의견을 받아 내겠다"며 "문제가 없던 영업방식에 대해 최근 논란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계속사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당한 만큼 회계법인을 이해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식 팔아 회사 자본금 충당, 개인 유용 없었다"= 라 원장은 지난해부터 주식을 대량 매도한 부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라 원장은 지난해 11월29일부터 최근까지 주식 759만여주를 평균 2838원에 매도, 총 206억원을 확보했다. 이중 27억원 정도는 감사의견 거절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달 13일부터 18일까지 주식을 팔아 마련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라 원장이 감사의견이 거절될 것을 미리알고 주식을 팔았다는 비난도 나왔다.

라 원장은 "160억원 정도는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는 형태로 회사로 들어왔다"며 "어려워진 회사의 재무사정을 보완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그는 "나머지 주식매각대금도 계열회사의 유상증자 참여와 관계사 지분투자, 워런트행사에 따른 세금납부 등으로 사용했다"며 "개인적인 필요에 의한 사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알앤엘바이오는 투자자 유치와 자금수혈을 위한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라 원장은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나 우리 회사의 사업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복수의 회사들과 투자와 관련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투자가 이뤄질 경우 경영권을 투자자에게 넘길 생각이며 대신 연구·개발은 계속 책임져 줄기세포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알앤엘바이오 감사의견 관련 주요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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