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소스정책, '명품SW' 만들기 위한 담금질"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2013.03.26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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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프론티어]⑫정병주 큐브리드 대표 "사용자 '피드백'으로 제품 성숙도 높인다"

편집자주 지난해 우리 IT업계는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경험했다. 특히 국경없는 스마트 모바일 혁명이 던진 충격은 컸다. 하지만 IT업계는 빠른 시일내에 위기를 극복하며 모바일 강국으로 도약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그동안 ICT(정보통신기술) 각 분야에서 다양한 신기술과 혁신적 서비스를 내놓으며 묵묵히 시장개척에 나섰던 IT프론티어들의 뒷받침이 크다. 본지는 SW(소프트웨어), HW(하드웨어), NW(네트워크), 콘텐츠 등 IT산업 각 영역의 최전선에서 맹활약하며 ICT 강국의 밑거름을 다지고 있는 IT프론티어들을 발굴해 소개한다.

"오픈소스정책, '명품SW' 만들기 위한 담금질"


오라클, MS(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형 SW(소프트웨어) 기업들이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DBMS(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시장에서 꾸준히 무료라이선스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큐브리드는 국내 유일의 토종 오픈소스 SW기업이다.

오픈소스 SW정책은 단순한 프리웨어(무료 SW) 제공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시스템에 맞게 소스코드를 수정할 수 있고, 이를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병주 큐브리드 대표는 글로벌 SW업체가 DBMS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안정성'을 들었다. 이들의 안정성은 수많은 분야에서 확보한 다수의 사용자들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사용자들의 경험이 쌓이면서 제품의 신뢰도도 높아지고, 그만큼 충성도가 높은 고객층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

오픈소스 SW도 크게 다르지 않다.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다방면의 사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 또 개별 SW업체 입장에서는 사용자들이 기꺼이 베타테스터를 자처하며 QA(품질보증)과정을 도와준다는 장점도 있다.



정 대표는 "사용자들이 주는 피드백은 칼을 만드는 장인이 쇠를 수없이 두드려 담금질을 하는 것과 같다"며 "담금질을 많이 할 수록 명품이 나오는 것처럼 오픈소스SW의 폭넓은 사용자들은 제품의 성숙도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오픈소스정책, '명품SW' 만들기 위한 담금질"
최근 출시한 큐브리드 9.1도 이 같은 과정을 거쳤다. 지난해 10월 9.0 베타버전을 내놓은 뒤 4개월 넘게 테스트기간을 거쳐 공식버전을 내놓은 것. 사용자와 개발자로 이뤄진 '커뮤니티'를 통해 제품이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는 게 오픈소스 SW의 '미덕'이다.

정 대표는 "DBMS는 시스템SW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한 번 깔아놓으면 다른 것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종속성을 가진다"며 "오픈소스 정책을 통해 사용자층을 늘리고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픈소스로 전환한 이래 큐브리드의 인지도는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다운로드 수 10만 건을 돌파하기까지 4년 6개월이란 시간이 걸렸지만, 올해 2월 20만 건을 달성하기까지는 그 절반도 채 걸리지 않았다. 가속도가 붙은 셈이다.

해외시장에도 차곡차곡 '씨'를 뿌리고 있는 단계다. 2009년 해외에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해 현재는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4만 건 넘게 다운로드수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한 달 100건도 안되던 것이 이제는 매달 1500건씩 늘어난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이름을 알려나가고 있다. 정 대표는 "이제는 세계적인 컨퍼런스에서 먼저 초청을 하곤 한다"며 "올해 상반기에도 미국과 중국에서 대형IT 컨퍼런스에서 발표가 예정돼 있다"고 전했다.

매출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매출성장률은 50% 이상 성장했고, 올해도 충분히 그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정 대표는 "지금까지는 앞선 글로벌 DB업체를 따라가는 '미투(Me Too)전략'으로 왔다면 이제부터는 그들이 하지 못하는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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