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52일만에 국회 통과…'박근혜 정부' 직제 확정

머니투데이 이미호 기자 2013.03.2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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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지상파방송·SO변경허가권, 원안 변경…'누더기' 미래부 우려

'박근혜 정부'의 정부부처 골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국회 제출 52일만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를 포함, '17부3처17청'의 정부 골격이 확정됐다. 취임 후 26일간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었던 '박근혜 정부'도 정상 가동하게 됐다.

◇'17부3처17청' 직제개편 확정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지난 21일 합의한 정부조직법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재석의원 212명 가운데 찬성 188명, 반대 11명, 기권 13명이었다.

이날 국회를 통과한 정부조직개정안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해양수산부 신설 △경제부총리 부활 △통상 기능의 산업자원부 이관 △행정안전부의 안전행정부로 명칭 변경 △식품의약품안전청 '처'로 승격 △특임장관실 폐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 '창조경제'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해양수산부도 직제개편을 확정하면서 현재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부로 나뉜 공무원들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지식경제부는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이 이관되면서 산업통상자원부로 확대됐다. 반면 외교통상부는 외교부로 기능이 축소됐다. 행정안전부는 새 정부가 국민 치안에 방점을 두면서 '안전행정부'로 명칭이 변경됐다. '먹거리 안전'을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부처로 승격됐다.

중소기업청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외청으로 남게 됐다. 중소기업청장의 국무회의 배석, 중견기업 정책 및 지역특화발전을 맡는 등 기능이 강화됐다. 다만 당정청 및 시민단체와 소통을 맡았던 특임장관실은 폐지됐다.


한편 이번 정부조직법 협상과정에서 '마지막 쟁점'이 됐던 방통위와 미래부간 소관 업무는 당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마련한 원안에서 일부 변경됐다. '지상파 방송 허가권'은 방통위에 존치시키기로 했고 종합유선방송(SO) 등 뉴미디어 변경허가권도 방통위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조정됐다.

아울러 국무위원(장관급) 수도 총 16명에서 17명으로 1명 늘어났다. 또 모든 부처의 직제개편이 확정되면서 각 부처의 실·국장 후속 인사도 이어질 전망이다.



◇'누더기' 미래부, 취지 훼손…여야 기싸움에 국민들 '지쳤다'

이처럼 정부조직법이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여야 협상과정에서 미래부의 업무권한 범위가 원안보다 줄어들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가치인 '창조경제'를 실현하기엔 원동력을 이미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여야는 지난 21일 밤샘협상을 통해 '지상파 방송 허가권'과 'SO 변경허가권'을 모두 방통위에 존치하기로 했다. 당초 합의문에는 미래부 관할로 돼 있었다. 이처럼 같은 업무를 방통위와 미래부에서 나눠 맡으면서 업무혼선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막판 쟁점 협상을 주도했던 조해진 국회 문방위 새누리당 간사는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 "ICT 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하는 새 정부의 취지가 쉽게 구현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나의 주파수 관리를 두고 별도 부서가 관리하게 되면 앞으로 업무상에 큰 혼선이 오게 될 것"이라며 "SO사업자들이 일을 하는데 있어 수많은 자잘한 변경사항이 생길텐데 사실상 합의제로 운영되는 방통위쪽에 일일이 다 허가를 받도록 돼 있어 산업계에서 일하는데는 아주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원내지도부가 문방위가 제출한 '절충안'이 아닌 민주당 방안을 전면 수용한데 대해 내부 불만도 고조됐다. 조 간사는 "이런 결과가 나온것에 대해서는 저도 상당히 자괴감도 들고 당혹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조직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52일간 기싸움을 벌였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실망감도 만만치 않다. 여야는 지난 17일 어렵사리 정부조직법을 타결했지만, 합의문 해석을 놓고 또 다시 '불협화음'이 불거졌다. 특히 방송·통신 관련 법 조항 1개를 놓고 합의를 하지 못해 장기간 국정운영에 공백을 초래했다는 점은 납득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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