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끝났지만···동력 약화 '어윤대호' 어디로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3.03.2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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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봉진 기자ⓒ홍봉진 기자


KB금융 (82,500원 ▲700 +0.86%)지주의 주주총회가 22일 마무리됐다. 주총 분석기관 'ISS'가 반대했던 3인의 사외이사 선임안은 별 탈 없이 통과됐다.
이 과정에서 어윤대 회장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었다. 내부 갈등 봉합을 위해서라지만, 사사건건 대립해 온 사외이사들의 재선임을 위해 뛰면서 자신의 최측근은 잘라내야 했다.

KB금융그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선임을 비롯한 4개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우선 임기가 만료된 이경재 전 중소기업은행장, 배재욱 변호사, 김영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종천 숭실대 경영대 교수, 고승의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이영남 노바스이지 대표,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또 김영과 한국증권금융 고문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사외이사 선임안은 참석자 주식(서면의결권 행사 포함) 3억5543만7311주 가운데 66.5%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어 회장은 "사외이사별 찬성 및 반대·기권 의견 비율을 밝혀 달라"는 한 주주의 요청에 "8명의 후보자 중 찬성 입장이 가장 적었던 최소득표 후보자가 66.5%의 찬성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B지주 경영진과 이사진의 대립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ISS 보고서 작성 과정에 어 회장의 최측근 박동창 전 부사장이 개입한 사실이 확인돼 갈등이 고조됐지만, 어 회장이 박 전 부사장을 즉각 보직해임하고 사외이사 선임안 원안 통과를 위해 주주설득에 나서면서 파문을 봉합했다는 평가다.

어 회장도 이날 주총에서 "이번 사외이사 선임안은 저 역시 적극 참여해 전원 찬성으로 만든 것"이라며 "밖에서 생각하듯 이사선임과 관련해 경영진과 이사회의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것은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어 회장과 갈등을 빚었던 기존 사외이사들의 재선임은 어 회장의 연임에 분명한 '적신호'다. KB지주는 오는 7월 어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다음 달 말쯤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있지만, 사외이사들이 주축인 추천위가 어 회장을 지지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어 회장은 이날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장추천위가 공모 형식으로 구성되면 참여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내가 하는 게 아니다.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금융권 일각에선 차기 경영권을 노린 KB지주 내부의 '레이스'가 이미 시작됐다는 말들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새 정부의 'MB맨' 금융 CEO 물갈이 분위기가 어 회장의 결단을 재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민은행 노동조합은 주총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KB의 가치를 훼손한 어 회장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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