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김재연 "자격심사, 입법부 정치적 살인"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3.03.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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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정부,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청구해야"

여야 합의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자격심사를 받게 될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본회의 도중 신상발언을 통해 "자격심사는 이승만 독재정권이 정치적 보복을 위해 죽산 조봉암 선생을 사법 살인했던 것의 현대판"이라며 "자격심사는 입법부의 정치적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국회법상 국회의원의 자격심사는 국회의원의 객관적 자격 여부에 이의가 있을 때 국회의장에게 청구하는 것"이라며 "나는 (자격심사 얘기가 나오게 된) 비례대표 경선 과정 문제와 관련해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결론이 난 상태이기 때문에 자격심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격심사의 본질은 경선 문제가 아닌 박근혜 정권의 매카시즘적인 탄압"이라며 "진보당을 종북 세력으로 몰면서 사상 문제를 부각시키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검은 머리 미국인' CIA 관련자 김종훈씨는 결코 대한민국 핵심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의 장관이 될 수 없었다는 게 국민적 상식이었다"며 "그런데 내가 가장 먼저 반대했다고 해서, 자격심사 형식을 빌려 정치적으로 나를 제거하려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국민대통합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며 "국민적 의혹에 대한 정당한 문제제기가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고 하여 민의의 대변자인 국회의원을 힘으로 누르려고 하는 것은 독재"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의원도 신상발언을 통해 "(비례대표 부정경선과 관련해) 지난해 검찰수사에 의해 겨우 결백이 밝혀졌다.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며 "그런데 오늘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됐다. 검찰조사로도 밝혀지고, 첨단기술로도 밝혀진 제 결백에 대해 앞으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윤리특위에 올라 소명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를 희생양 삼아야할 정치적 합의라는 게 도대체 무엇인지 궁금하다"며 "대한민국 국회마저 진실을 저버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청년정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진실과 정의가 승리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청년들과의 약속 때문이었다"며 "청년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킬 것이다. 양심적인 의원님들과 함께 정의와 진실이 살아있음을 알려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의원과 김 의원에 이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히틀러 나치당은 당시 소수 극렬당에 불과했지만 의석을 차지한 뒤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바 있다"며 "통합진보당은 함께 국정을 논할 대한민국 정당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진보당은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 북한에 대해 어떤 비판도 하지 않고, 북한을 제재해서도 안 된다고 했다. 심지어 중국도 찬성한 UN의 대북 제재안에 대해 중국을 비판했다"며 "북한을 대변하는 통합진보당이 대한민국 혈세로 정당보조금을 받아야하는 가치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통합진보당이 지난해 총선 때 13석을 차지한 이유는 야권단일화라는 미명아래 그들을 지원한 민주당 때문이었다"며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공식적으로 밝혀야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법 제 8조 4항은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 심판에 의해 해산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면서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종북 행태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정부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 청구를 요청해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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