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지주 'ISS반대' 사외이사 선임···"外人은 '반대'"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3.03.2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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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총현장]어윤대 "경영진-이사진 갈등, 사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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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제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홍봉진 기자머니투데이 홍봉진기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KB금융지주 제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홍봉진 기자


국제적 주총 분석기관 'ISS'의 보고서로 파행을 빚었던 KB금융 (82,500원 ▲700 +0.86%)지주의 주주총회가 22일 논란 끝에 마무리됐다. ISS가 선임 '반대' 대상으로 지목했던 이경재·배재욱·김영과 3인의 사외이사 후보의 선임안도 통과됐다.

KB금융그룹은 이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및 배당 승인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4개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우선 임기가 만료된 이경재 전 중소기업은행장, 배재욱 변호사, 김영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이종천 숭실대 경영대 교수, 고승의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이영남 노바스이지 대표,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또 김영과 한국증권금융 고문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사외이사 선임안은 참석자 주식(서면의결권 행사 포함) 3억5543만7311주 가운데 66.5%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주총 의장을 맡은 어윤대 회장은 "사외이사별 찬성 및 반대·기권 의견 비율을 밝혀 달라"는 한 주주의 요청에 "8명의 후보자 중 찬성 입장이 가장 적었던 최소득표 후보자가 66.5%의 찬성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B지주 경영진과 이사진의 대립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보고서 작성 과정에 어 회장의 최측근인 박동창 전 부사장이 개입한 사실이 확인돼 갈등이 고조됐지만, 어 회장 등 경영진이 '원안통과'를 위해 주주설득에 나서면서 파문을 일단 봉합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어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이번 사외이사 선임안은 저 역시 적극 참여해 전원 찬성으로 만든 것"이라며 "밖에서 생각하듯 이사선임과 관련해 경영진과 이사회의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것은 전적으로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ISS의 외국인 주주들에 대한 영향력은 확인됐다. KB지주는 외국인 주주 1억6900만주 중 사외이사 선임안에 대한 반대 및 기권 의견이 8688만주(51.4%)로 과반을 넘었다고 밝혔다. 찬성은 8212만주(48.5)였다. 어 회장은 주총 직후 "외국인 주주의 반대에 ISS 영향이 있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주총장 안팎의 의견 대립도 치열했다. 한 소액주주는 "무려 33.3%가 넘는 주주가 사외이사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며 "주주의 이익 극대화 및 이해관계자 이익 대변의 관점에서 KB지주는 적절하지 못한 사외이사를 구성한 것으로 비판받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어 회장과 배재욱·김영과 이사의 퇴진을 촉구했던 KB국민은행 노동조합는 주총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어 회장은 본인이 'ISS 보고서' 사건의 배후조종자이면서 모든 책임을 박 전 부사장에게 뒤집어 씌웠다"며 "4월 회장추천위원회와 7월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권행사를 통해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외이사 개인별 선임안 득표율의 공개 여부도 논란이다. 어 회장은 주총에서 "각 사외이사들의 선임 찬성 및 반대·기권 득표 내용을 알려달라"는 한 소액주주의 요구에 "공개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KB지주는 "법적 절차로 인해 사외이사 개인별 득표율을 일반에 공개할 의무가 없다"며 "절차를 거쳐 요청한 개인 소액주주에게만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공개하겠다는 어 회장의 발언은 주주 한 사람이 아닌 주총장에 참석한 모든 주주를 대상으로 약속한 것"이라며 "이제 와서 전체에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말바꾸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2012 회계연도 재무제표와 주당 600원의 배당 승인 등 다른 안건은 무난하게 통과됐다. 주총 직후 열린 이사회에서는 직전까지 이사회 의장을 맡았던 이경재 사외이사가 계속 의장을 맡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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