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상장사' 마지막 주총 "새롭게 출발하겠다"

머니투데이 배규민 기자 2013.03.2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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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윤용로 행장 "론스타 잔재 번번히 발목, 안타까워"

21일 을지로 외환은행 (0원 %) 본점 4층 대강당. 외환은행 주주총회장은 한산했다. 지난 15일 임시주주총회와 달리 외환은행 노조원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제46기 정기주주총회는 시작한지 40여 분도 되지 않아 끝이 났다. 배당을 포함한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보수 한도, 등기임원 퇴직금규정 등 상정된 5가지 안건 모두 무난히 통과됐다.



이날은 외환은행이 소액 주주들과 여는 마지막 주총이다. 오는 4월 5일 하나금융지주와의 주식교환 이후 26일 상장폐지가 되면 하나금융지주가 100%지분을 가진 유일한 주주가 되기 때문이다.

일부 소액주주는 배당과 최근 언론 보도에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외환은행은 이날 지난해 순익에 대해 주당 5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배당총액은 약 322억원으로 지난 2011년에 비하면 3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한 소액 주주는 "외국인이 대주주로 있을 때는 주당 1500원을 해줬는데 50원이 말이 되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대해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과거에 론스타가 주주로 있을 때는 '고배당 정책'을 실시해 자기자본이 늘지 못했고 또 자산성장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배당을 축척해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서 외환은행의 강점인 외환과 대기업 영업을 더욱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 2009년부터 2012년 동안 외환은행의 평균 배당성향이 48.48%"라며 "다른 지주사의 2~3배 였으니 앞으로 조금만 양해 달라"고 덧붙였다.

최근의 사태에 대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사모펀드의 특성상 단기 이익을 추구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 임직원 8000명이 새롭게 태어나는 은행이 되겠다"며 "믿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최근 언론에 보도된 외환은행 직원의 360억원 횡령 연루 사건에 대해서는 "자체 조사 결과 은행 직원이 연루된 적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윤 행장은 "(사실과 다른)보도로 직원들의 상처가 너무 크고 고객들도 걱정을 많이 한다"며 "적절하게 대응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행장은 "잘해보려고 하는데..."라며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론스타의 잔재가 번번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검찰 압수수색 등 잇따라 악재가 터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하용이 사외이사의 1년 연임과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을 승인했다. 또 이사보수 한도를 40억원으로 하고, 이와 별도로 성과연동주식보상으로 하나금융지주 주식을 4만 주 범위 내에서 부여하기로 했다. 등기임원의 경우 의원퇴직, 임기만료 퇴직, 사망으로 인한 퇴직, 해임·해임 권고 등으로 인한 퇴직 등 중 한 가지 이상의 사유가 발생했을 때 퇴직금을 지급하는 규정을 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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