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재건축·수도권, 용산發 악재 '불똥튈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경 ⓒ이재윤 기자

　"매매거래가 안되는데 용산 영향이 있는지 여부조차 알수 없네요. 문의도 없고 움직이려고 하는 사람도 전혀 없습니다."(강남 재건축단지 인근 공인 관계자)

　용산 국제 업무지구 개발사업의 디폴트(채무불이행)사태가 강남 재건축 단지와 수도권 주택 시장에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시장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강남 재건축 단지 인근 중개업소들은 재건축 추진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하면서도 모처럼 반등 조짐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게 공통된 지적이다.

　강남 재건축단지 "이제서 회복되나 했더니"..매매거래 '제로'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 아파트 시세는 전주와 큰 변동없이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달 새정부 부동산 정책 기대감이 시세에 반영되면서 개포주공 일부 단지의 경우 1억 가까이 호가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달 들어서는 반등세 분위기는 사라졌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오히려 집값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이었다.

　강남구 개포 주공단지 중 사업 추진이 빠른 3단지 43㎡(이하 전용면적)는 7억3000만원으로 전주와 비슷한 시세를 나타냈다. 36㎡와 51㎡의 경우도 각각 5억8000만원과 8억8000만원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이들 아파트는 올들어 호가가 1억 원 가까이 올랐지만 실제 매매는 거의 성사되지 않고 있다.

　개포동 B공인중개사 대표는 "용산 개발사업이 어떻게 되든 이 곳 재건축 추진에는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시장 분위기가 더욱 위축돼 거래는 고사하고 문의도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내 상가 ⓒ이재윤 기자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매매가 변동은 없었다. 지난주와 보합세를 보이며 103㎡가 9억1000만이며 107㎡는 9억7000만 원선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L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오른 호가만큼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경우가 없어 시세가 형성 됐다고 말할 수도 없다"며 "용산 개발 부도로 인해 매매문의가 있긴 했지만 실제로 가격을 낮춰 내놓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분당·용인 등 신도시 "직격탄 아니지만 위축 장기화 우려"
　수도권 신도시 역시 용산개발 '디폴트'로 인한 직격탄은 아니지만 집값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았다.

　성남 정자3동 인근 H공인관계자는 "겨울내내 매매거래가 꽁꽁 얼어붙어있다가 요즘들어 거래가 재개되면서 집값이 다소 회복될 기미가 보였는데 이번 용산 사태로 인해 더욱 가라앉은 모습"이라며 시장에 간접적 여파가 있음을 드러냈다.

　용인 역시 분위기는 비슷하다. 신봉동 인근 M공인관계자도 "부동산 거래는 심리가 중요한데 용산과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면서도 집값이 더 하락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성 문의전화를 받고 있다"면서 "서울도 안 되는데 여긴 더 큰일 아니냐며 집 좀 빨리 팔아달라고 전화오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