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폭탄' 서부이촌동 깡통촌, 경매해도 빚이…

머니투데이 송학주 기자 2013.03.1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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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감정가보다 채권액 더 많아… 경매도 '디폴트'

'용산폭탄' 서부이촌동 깡통촌, 경매해도 빚이…


 서울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시행사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위기에 처한 가운데 올해 법원경매시장에 나온 용산구 서부이촌동 소재 아파트의 평균 채권액이 감정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낙찰돼도 집주인이 갚아야 할 돈이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다.

 15일 부동산경매정보사이트 부동산태인이 올해 경매장에 나온 서부이촌동 소재 아파트 5채를 조사한 결과 1채당 평균 채권액은 7억9991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파트 평균 감정가(7억4200만원)보다 높은 셈으로, 서부이촌동 소재 아파트 물건이 유찰 없이 바로 낙찰되더라도 소유주가 추가로 갚아야 할 빚이 평균 5000만원 이상 남는다는 의미다.



 채권액이란 해당 물건에 설정된 근저당이나 가압류 등의 권리가액과 세입자 임차보증금의 합계액으로 소유주가 갚아야 할 돈이기 때문이다.

 평균 최저가(4억8470만원)와 평균 낙찰가(5억1400만원)에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더 컸다. 실제로 서부이촌동 소재 감정가 12억원 아파트가 3회 유찰된 후 6억4800만원에 낙찰됐는데 채권액은 9억2400만원이었다. 소유주는 2억7600만원을 추가로 갚아야 한다.



 서부이촌동이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지구로 묶여 6년간 재산권 행사가 어렵다 보니 대출을 받아 생활자금으로 쓰는 등 용산개발에 따른 '후폭풍'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디폴트 선언으로 용산개발이 부도 위기에 처해 있는 만큼 과거처럼 호재에 힘입은 신건낙찰도 사라졌다.

 서부이촌동 아파트 소유자들의 채무상환 부담은 물론 금융권을 비롯한 이 지역 아파트 채권자들의 미회수 채권도 당분간 증가할 것이란 게 부동산태인의 설명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이촌동 소재 아파트는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격 상승폭이 컸던 만큼 내림세도 급격한 흐름을 보이는 추세"라며 "용산개발 사업에 대한 가시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내림세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지역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한강 조망권과 교통의 요지라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투자 매력 자체는 여전하다"며 "다만 가격하락 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는 만큼 입찰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촌2동 11개 구역 대책협의회 소속 용산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15일 오전 서울 서부역 앞에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조기 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br>
(서울=뉴스1) 한재호 기자이촌2동 11개 구역 대책협의회 소속 용산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15일 오전 서울 서부역 앞에서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조기 정상화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서울=뉴스1) 한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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