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30억 있다"고 한 주부의 VVIP 체험

머니투데이 서기수 A+에셋 CFP센터 전문위원 2013.03.25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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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광장]부자의 생활 직·간접적으로 느끼기가 주는 것

실수로 "30억 있다"고 한 주부의 VVIP 체험


십여년 전부터 재테크나 투자에 대한 열풍이 거세지면서 '부자 되기'에 대한 책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서점에는 재테크 도서 코너가 별도로 만들어졌고, 관련 카페나 모임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대한민국에 '부자' 신드롬이 불었다. 여기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모 카드회사의 광고모델이었던 당시 최고의 인기 여배우가 "여러분, 부자되세요!"라고 외치는 장면이 회자되면서 이 말이 한동안 인사말이 되기도 했다.

이때부터 '부자'라는 동경의 대상이 하나의 목표가 되기 시작했다. "부자의 뒤에 줄을 서라" 또는 "부자에게 점심을 사라"는 식으로 부자들이 자주 모이는 커뮤니티에 들어가거나 부자들과의 친분을 통해서 그들의 산경험을 배우라는 조언들이 쏟아졌다.



과연 이러한 방법이 효과가 있을까. 필자 역시 이러한 조언에 적극 공감한다.

얼마 전 필자의 강의를 듣는 수강생들에게 3억원이 있다고 가정하고 증권회사에 찾아가 가상으로 투자상담을 받아 오라는 숙제를 낸 적이 있다. 그 다음주에 많은 수강생들이 숙제를 해 왔고 상담 받은 내용에 대해 각자 발표를 하도록 했다.



실수로 "30억 있다"고 한 주부의 VVIP 체험
그중에서도 어떤 젊은 주부가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가상금액을 3억원이 아닌 30억원으로 착각해서 그 금액으로 상담을 받았다고 한다. 30억원의 현금이 있다고 하니 당연히 증권회사 지점장이 뛰쳐나오고 VIP룸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은 듯하다.

주식과 투자상품 및 일반인에게는 권하지 않는 별도의 사모펀드와 함께 다양한 절세방법까지 충분한 설명을 들었으며, 상담 후에는 선물과 함께 지점의 입구에서 배웅까지 받았다고 하니 괜찮은 경험이었으리라.

그 젊은 주부는 상담 내용을 발표한 후 마지막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비록 내가 금액을 착각해서 상담을 받았지만 '아, 이래서 부자가 되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소에는 알기 힘들었던 '대접'이나 '우대'에 대한 느낌을 피부에 와닿게 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왕이면 신혼부부의 신혼 첫 집이나 신입사원의 첫 근무지가 부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라면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표현하는 듯하다.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는 공간만 아니라면 신혼부부나 젊은이들은 가끔씩 부자들의 공간을 방문해 볼 필요가 있다.

부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산책길을 둘러본다거나 그들이 많이 쇼핑하는 백화점이나 갤러리 등을 가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곳에서 왜 그들이 사는지 간접적으로 느껴봐야 한다. 다른 장소와는 다른 서비스와 상품 혹은 분위기가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세상에는 책으로는 공부할 수 없는 분야나 교훈이 있다. 스스로 주눅 들고 위축될 필요는 전혀 없지만 '이거 괜찮네'라며 자기 자신에게 동기부여를 하면서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원동력을 끌어내야 한다.

우리가 점심을 사겠다고 해도 부자들은 아마 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눈길에 발자국이 있으면 길을 찾기 훨씬 편하듯이 부자들의 생활에서, 관심사에서, 투자행태에서 책 열권 이상의 교훈과 배움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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