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KCC·현대重 합작 KAM, 작년 손실만 2275억

더벨 문병선 기자 2013.03.0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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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본잠식까지 40억 남아..'유상증자-사업철수' 기로에

더벨|이 기사는 03월05일(16:34) 자본시장 미디어 '머니투데이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과 KCC가 각각 49%, 51%를 투자해 설립한 폴리실리콘 제조업체 케이에이엠(KAM)이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산업 부진이 이유다. 거의 완전자본잠식 상황에 도달해 추가 증자가 없다면 기업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5일 KCC (280,500원 ▲33,000 +13.33%)가 주주총회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KAM은 지난해 237억원의 매출액과 22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직전해는 1220억원의 매출액과 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었지만 태양광 산업의 침체 여파로 실적이 곤두박질했다.

KAM의 자산총액은 이에 따라 1977억원으로 급감했다. 당기순손실이 급증하면서 자본을 대부분 잠식했기 때문이다. 부채총액은 1937억원이다. 자본총액은 40억원으로 추정돼 완전자본잠식에 곧 이를 것으로 보인다. 납입 자본금은 2400억원이었다.



KAM 관계자는 "완전자본잠식까지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AM의 실적 악화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2011년말 이미 최대주주 KCC는 폴리실리콘 유형자산 잔존가액(3237억원)을 한번에 손상처리했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KAM 투자금 가운데 341억원을 손상차손 처리했다. 손상차손이란 부실화가 예상될 때 미리 손실처리를 한다는 의미로, KAM의 실적 추락을 예고했었다. KAM 뿐 아니라 다른 폴리실리콘 제조회사 역시 시황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한다. 업계 2위 한국실리콘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KAM이 증자에 나설 지 아니면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청산될 지 기로에 섰다는 관측이다. 지금 남아있는 자본금(40억원)으로는 차입금 이자를 갚기도 어렵다. 2011년말 기준 KAM의 장단기차입금은 950억원 정도였다. 이자율 연5%만 가정해도 1년 이자 비용만 약 47억여원이다. 증자가 이뤄지거나 아니면 폐업해야 하는 막다른 골목이다.


증자 여부는 미정이다. 태양광 산업의 회복세가 예상되어야 하고 예상되더라도 수율을 맞출 수 있는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장기간 손을 놓고 있어 대비가 안 돼 있다. 제품을 생산할수록 손해보는 구조에서는 어느 대주주도 추가 투자에 나서려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AM 관계자도 "대주주가 결정할 문제"라고 했다.

그렇다고 청산에 나설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태양광 사업의 '셧다운(폐쇄)' 여부에 대해 KCC는 그간 "손실을 미리 떨어낸 것이고 공장 가동을 잠시 멈춘 것이지 셧다운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해 왔다. 현대중공업 역시 "시황이 회복되면 좋아질 것"이라고 말해왔다.

아울러 KCC는 시황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폴리실리콘 투자를 이어왔다. 국내에서는 폴리실리콘 생산을 잠정 중단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 업체와 합작으로 설립한 폴리실리콘 생산 및 판매 업체 PTC(Polysilicon Technology Company)에 대한 출자는 지난해 중단없이 지속했다. 작년 투자액만 742억여원이다. 사업 철수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라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매모호한 상황이 이어져 어떤 결정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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