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분위기는 여느 월요일과 다름이 없었다. 취임식 참석을 위해 장차관급들이 모두 자리를 비웠을 뿐 공무원들은 차분히 업무에 임했다.
입주 부처들의 개별 분위기 역시 새 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새 출발의 떠들썩함과는 거리가 멀다. 총리는 물론 장관과 기관장 자리가 대부분 사실상 공석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명된 후보의 청문회 동향, 혹은 누가 새로 지명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전날 청와대 비서관을 두 명이나 배출한 기획재정부도 별다른 반응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주형환 재정부 차관보와 홍남기 정책조정국장을 각각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국정기획조정실 국정기획조정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재정부는 사실상 매 정부마다 그 정도 TO는 확보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차관보급이 발탁되면서 기존의 루틴이 깨졌다. 이전에는 대체로 국장급이 청와대에 입성하고 나오면서 실장 등으로 승진하는 등의 과정이 있었다. 사실상 승진루트 하나가 막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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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색다른 기류가 감지되는 부처들도 있다. 농림축산부로 이름이 바뀌는 농수산식품부는 수산 관련 업무를 해양수산부에 뭉텅이로 떼 주게 됐다. 신임 장관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는 직원들의 눈에서 복잡한 속내가 읽힌다.
국토해양부 역시 해양 업무를 떼주고 국토교통부로 이름이 바뀐다. 게다가 차관과 장관을 거친 베테랑 권도엽 장관을 떠나보내고 학계 출신의 서승환 장관후보자를 맞게 됐다.
한 입주부처 관계자는 "부처 구성은 물론 장관이 바뀌면서 조직장악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며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부처 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