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씨날]정부도 정부지만, 우리 부는 언제 새출발?

머니투데이 세종=우경희 기자 2013.02.2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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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하게 새정부 출범...대통령보다 장관-위원장 후임 인사에 촉각"

"정부도 정부지만 우리 부처가 좀 새 출발을 해야 할 텐데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분위기는 여느 월요일과 다름이 없었다. 취임식 참석을 위해 장차관급들이 모두 자리를 비웠을 뿐 공무원들은 차분히 업무에 임했다.

입주 부처들의 개별 분위기 역시 새 정부 출범에도 불구하고 새 출발의 떠들썩함과는 거리가 멀다. 총리는 물론 장관과 기관장 자리가 대부분 사실상 공석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명된 후보의 청문회 동향, 혹은 누가 새로 지명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김동수 위원장이 이날 오후 이임식을 갖고 공정위를 떠났다. 전 정권에 이미 사직서를 낸 터다. 신임위원장이 지명되고 청문회를 통과할 때 까지 정재찬 부위원장이 위원장 권한을 대행할 예정이다.

[세종씨날]정부도 정부지만, 우리 부는 언제 새출발?


김 위원장을 보내는 공정위 후배들의 소회는 "모시기 쉽지 않았지만 업무 추진력은 최고였던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 스스로도 "조사에 3개월 걸린다면 "왜 3주 만에는 못하느냐"고 직원들을 다그쳤다"고 회고할 정도다.



정부조직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공정위에는 언제 새 위원장이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최근까지 현안에 대해 적극적인 조사를 전개하며 '레임덕 없는' 모습을 과시했지만 당분간은 일상적인 조사 외에는 대형 조사에 착수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날 청와대 비서관을 두 명이나 배출한 기획재정부도 별다른 반응은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주형환 재정부 차관보와 홍남기 정책조정국장을 각각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국정기획조정실 국정기획조정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재정부는 사실상 매 정부마다 그 정도 TO는 확보하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차관보급이 발탁되면서 기존의 루틴이 깨졌다. 이전에는 대체로 국장급이 청와대에 입성하고 나오면서 실장 등으로 승진하는 등의 과정이 있었다. 사실상 승진루트 하나가 막힌 셈이다.


반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색다른 기류가 감지되는 부처들도 있다. 농림축산부로 이름이 바뀌는 농수산식품부는 수산 관련 업무를 해양수산부에 뭉텅이로 떼 주게 됐다. 신임 장관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는 직원들의 눈에서 복잡한 속내가 읽힌다.

국토해양부 역시 해양 업무를 떼주고 국토교통부로 이름이 바뀐다. 게다가 차관과 장관을 거친 베테랑 권도엽 장관을 떠나보내고 학계 출신의 서승환 장관후보자를 맞게 됐다.

한 입주부처 관계자는 "부처 구성은 물론 장관이 바뀌면서 조직장악력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며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해 부처 내 분위기가 사뭇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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