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키워드, 인수위에도 적용 =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별관에서 직접 첫 공식회의를 주재했다. 평소보다 한층 화사한 진분홍색 재킷을 입고 등장한 박 당선인은 별관 앞에 대기하고 있던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유일호 비서실장·조윤선 대변인과 함께 회의실로 들어갔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특히 박 당선인은 '신뢰받는 정부' 구축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당선인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은 바로 '사회적 자본'이다. '사회적 자본'을 결국 한 마디로 말하면 '신뢰 사회'"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부처간 칸막이가 있어 서로 정보를 공유하지 않으면 세금이 낭비되고 효율성도 낮아 진다"면서 "모든 부처 사이에 '물 흐르듯이' 소통이 되고 연계가 되며 중복이 안 되는 '효율적인 정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국정 운영의 중심을 '민생 살리기'에 두겠다는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국민들의 어려움을 속속들이 파악해야 '제대로 된 처방'이 나올 수 있다는 원칙론을 펼쳤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박 당선인이 이틀간 인수위원을 향해 가장 많이 한 말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국민 삶을 중요한 기준으로' 였다"면서 "이를 위해 국정운영 과정에서 반복되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나 잘못된 관행의 원인부터 정확하게 진단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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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은 '무겁게'…언론 역할 축소 비판도 = 박 당선인은 '한번 한 말은 반드시 지킨다'는 점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아 당선됐다. 다만 말을 꺼내기까지 수차례 숙고하는 등 언행에 신중하기로 유명하다. 이러한 박 당선인의 스타일은 인수위에서도 묻어난다.
한 인수위원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대변인을 통해서 나가는 것 외에는 (기자들에게) 정말 아무것도 이야기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당선인은 이날 회의에서 한 일간지에 보도된 '독립적 인사전문기구 부활' 내용을 직접 거론하며 언론 대응에 각별히 신중하라고 당부했다.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검토 단계의 각종 방안이 외부로 새어나가 혼선이 생길 것을 우려한 발언이다.
박 대변인은 "대변인을 통해 공식 발표되는 것 외에는 설익은, 아이디어 차원의 이야기가 나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달라는 것"이라며 "독립적인 인사기구는 논의된 적도 없고 검토도 안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당선인이 다시 한 번 (입조심을) 무겁게 당부하셨다. 왜냐하면 국민들이 혼란을 겪을 수 있고 나중에 '그렇게 한다더니 왜 안하는지 모르겠다'고 오해를 살 수 있고 (결국) 정부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셨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수위가 대변인 발표 외에 내부 논의사항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어 투명한 정보공개와 언론의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 선거과정에서 '불통'이라고 지적받았던 박 당선인의 문제점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