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의 경제통 '홀릭' "넓고 깊게 쓴다"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12.12.2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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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유일호 비서실장이 지난해 3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당선인과 유 실장은 18대 국회 하반기 기재위에서 함께 활동했다.<br>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유일호 비서실장이 지난해 3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당선인과 유 실장은 18대 국회 하반기 기재위에서 함께 활동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통' 모시기에 팔을 걷어 붙였다. 자신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조차 기존 측근 대신 "경제정책 마인드"를 최우선 기준으로 뽑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청와대 인선, 새 정부 조각 등 중요한 '인사(人事)'를 줄줄이 앞둔 시점에서 경제전문가 수혈 기조를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4일 당선인 비서실장에 임명된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은 당내에서도 손꼽히는 경제통이다.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조세연구원장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등을 역임, 경제 분야 중에서도 조세·재정 전문가로 이력을 쌓았다.



친박(친박근혜)계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2010년 6월 세종시 수정안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에는 친박계 대다수와 달리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박 당선인과는 18대 국회 후반 국회 기획재정위에서 활동한 인연이 있다. 박 당선인이 대선주자로서 '경제공부'를 했던 시기, 상임위 활동을 통해 신뢰를 쌓았다는 후문이다.

박 당선인은 25일 봉사활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 실장 인선 배경에 대해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실장도 전날 인선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당선인이 정책을 강조했다"며 "인수위 단계에서 정책 공약이 구체화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조율할 인물로 자신을 발탁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내년 새 정부가 직면할 경제상황이 매우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기 상황 탓에 박 당선인의 경제전문가에 대한 '러브콜'은 지속될 전망이다. 경제를 잘 아는 사람이 새 정부를 맡아야 신속한 정책 결정이 가능해지고 실패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박 당선인은 경제전문가들을 핵심 측근으로 중용, 대선주자로서 정책 역량의 안정감을 도모하며 위기를 돌파해 왔다. 최측근으로 평가받는 최경환 의원은 옛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냈고, 이한구 원내대표는 박 당선인의 '경제교사'로 불렸다. 대선 과정에서도 '경제통' 강석훈 안종범 의원을 공약개발 부서가 아닌 비서실에 두고 정책메시지 총괄 업무를 맡겼다.

현재 인수위원장 및 청와대·정부 요직의 하마평에도 이름을 올린 인물들도 경제 전문가가 다수다. 특히 새누리당 주변은 물론 학계 인사와 야권의 전·현직 의원 기용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인수위원장 유력 후보로 부상한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 후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참여정부 인수위에서 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또 다른 인수위원장 후보군인 진념 전 경제부총리와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김대중 정부 당시 '경제수장'으로 일했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에도 몸 담았다. 일각에서는 현재 민주당 대표 '정책통'인 이용섭 의원마저 '국민대통합과 대탕평' 인사를 위한 영입 대상으로 거론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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