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단일후보, 21일 TV토론이 좌우…文·安 '초긴장'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김세관 기자, 박광범 기자 2012.11.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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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오후 10시 KBS-1 TV 중계, 노무현·정몽준 방식과 유사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21일 오후 10시에 단일화를 위한 TV 토론을 실시한다. 양측은 이 단판승부로 단일후보가 사실상 결정된다고 보고 외부일정을 마다한 채 토론 준비에 사활을 걸었다.

문 후보 측 신경민 미디어단장, 안 후보 측 박선숙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20일 각각 선거캠프에서 브리핑을 갖고 토론 일시를 공개했다. 장소는 서울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으로 낙점됐다. 이곳은 두 후보가 지난 6일 단일화를 위해 첫 회동을 가진 장소이기도 하다.



野 단일후보, 21일 TV토론이 좌우…文·安 '초긴장'


당초 지상파 3개사가 동시에 생중계를 추진했지만 방송사별로 시간대 조정이 난항을 겪으면서 일단 KBS-1 TV가 생중계하도록 했다.

사회자 1인이 진행하는 후보간 맞장 토론 방식도 확정했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간 단일화 TV토론과 매우 유사하다. 당시 한 차례 TV토론(11월22일) 뒤 여론조사를 실시, 지지율에서 앞선 노무현 후보가 단일후보로 결정됐다.



올해 단일화 국면에서 양측 모두 10년 전과 같은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혀 왔다. 일각에선 "가장 하수(낮은 수)"라고까지 표현했다. 하지만 결국 단일화 시한에 쫓기며 그 전례를 따르게 된 것이다.

다만 올해는 단순 여론조사뿐 아니라 특정 그룹을 미리 선발, 이들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공론조사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신경민 단장은 "패널토론이나 다른 유사한 방식을 택하려면 그것만을 위해 만 하루를 또다시 협상을 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맞장토론이라는 단판승부가 사실상의 후보결정전이 됨에 따라 양측은 저마다 필승을 다짐하며 토론회 준비에 매진했다. 문 후보는 20일 유일한 공개일정인 방송기자클럽 토론회로 실전연습을 했고 오후 내내 의원회관 자신의 방에서 토론 준비에 몰두했다. 21일도 별다른 외부일정을 잡지 않았다.


안철수 후보는 20일 오후 3시 공개일정을 끝으로 토론준비 모드에 돌입했다. 21일도 외부일정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일찌감치 관련 TF(전담반)를 가동한 문 후보 측은 당내 후보경선 당시의 TV토론 경험, 국정참여 경력, 정책 면에서 비교우위라는 판단이다. 변호사 출신답게 논리적인 화법도 장점. 다만 일부 부정확하다고 지적되는 발음, 공격적인 질문에는 에둘러 가지 않고 정면 대응하는 점, 제한시간을 넘기는 점 등은 개선할 부분이다.



MBC 앵커 출신 신경민 선대위 미디어단장, TV토론 준비경험이 풍부한 김한길 전 최고위원, 김현미 의원(선대위 소통2본부장)이 '토론 과외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KBS 아나운서 출신이면서 선거관리위원회 주최 토론회 진행경력을 지닌 유정아 시민캠프 대변인도 합류했다.

안 후보는 대중성 있는 언변이 강점이다. 대학 강연이나 청춘콘서트 경험은 큰 자산이다. 다만 강연이 아니라 발언시간에 제한이 있는 토론, 그것도 TV로 생중계된다는 점은 안 후보로서는 겪어보지 못한 일이다.

이 때문인지 안 후보는 문 후보에 단일화 협상을 제안한 이후 꾸준히 TV토론을 준비해 왔다. 단일화 TV 토론 개최를 합의했던 13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스튜디오를 빌려 2시간 가량 토론회를 집중 연마하기도 했다.



문 후보 측과 토론실무를 협상하는 일은 김윤재 변호사가 나섰다. 1997년 대선때 김대중 후보 캠프의 TV토론 실무,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후보의 전략을 맡은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멀티플레이어'인 박선숙 본부장도 있다. 그는 미디어를 잘 이해하는 정치인으로 통한다. 이원재 정책실장이 정책 관련 내용을, 유민영·정연순 대변인이 모니터링을 맡아 안 후보의 토론 트레이너 역을 소화했다.

한편 이날 TV토론 최대 쟁점은 '정치혁신'이 될 전망이다. 문 후보는 '민주당=구태'라는 낙인을 피하기 위해, 안 후보는 지지율 열세 극복을 위해 양보 없는 설전을 벌인다.



야권 관계자는 "두 후보 모두 학습능력이 좋고 양측 실무진도 노련한 사람들"이라며 "실수나 실언을 해서 점수를 약간이라도 잃는 쪽이 불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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