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朴 정치쇄신안…뻔한 레퍼토리,차별화 안돼"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12.11.0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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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야권 단일화 맞불효과 없다"…윤희웅 "개헌에 소극적인 느낌"

정치권 전문가들은 6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내놓은 정치쇄신안이 기존 논의와 별다른 차별화되지 않았다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쇄신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박 후보의 정치쇄신안에 대해 "새로운 게 하나도 없다. 대부분 이미 나왔던 얘기들"이라며 "중앙당 기능 축소, 상설특검이나 특별감찰관제 등 정치개혁 레퍼토리가 뻔하다. 이대로라면 어느 후보의 정치쇄신안과도 전혀 차별화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만약 박 후보의 정치쇄신안 발표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협상에 대한 맞대응 카드라면 맞불 효과는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집권하면 대통령 중임제 등 개헌 논의를 추진하겠다는 부분이 핵심인 것 같은데 개헌 논의도 새롭지 않은 얘기"라고 언급했다.

윤희웅 KSOI(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정치쇄신이 새로운 시대정신이 된 상황에서 관심과 논의의 무게감을 높이기 위해 개헌까지 담은 강도 높은 쇄신안을 내놓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집권 후 개헌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한 것은 유보적이면서도 소극적인 느낌을 준다"고 진단했다.



윤 실장은 "개헌을 포함한 정치쇄신안을 내놓았지만 기존에 나온 쇄신안들과 크게 차별화되지 못했다"며 "임기단축 등 박 후보 개인의 희생이 누락됐다는 점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의 후보 단일화 이슈에 대한 맞대응 카드로는 파괴력이 다소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가 정치쇄신에 대한 주도권을 행사하는 상황에서 이번 박 후보가 내놓은 정치쇄신안은 시기상으로도 이슈를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가면서 내놓은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며 "신선함이나 참신함도 없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안팎에서도 이날 발표한 쇄신안이 야권 단일화에 맞설 카드로는 약하다는 불만의 소리가 제기됐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개헌과 관련해서도 보다 파격적인 제안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결국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도 발표가 너무 늦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박(비 박근혜)계 심재철 최고위원은 "(박 후보가 개헌을 통해 대통령임기를) 4년 중임으로 바꾸되 다음 총선에 맞춰 임기를 1년 8개월 줄이는 자기희생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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