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골목상권 살리기 운동 전국 대표자 대회에 참석한 (오른쪽부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했다. 취재진들이 세 후보에게 잡은 손을 올려달라고 요청하자 박 후보가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치고 있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투표시간을 2~3시간 늘리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자고 공동전선을 펴자, 새누리당은 야권 단일화를 겨냥했다. 단일화 후 사퇴한 후보가 선거보조금을 반환하는 내용의 정치자금법 개정을 야권이 수용한다면 두 법안을 일괄 처리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놓은 것. 단일화 전까지 소요된 막대한 선거자금을 후보 개인이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을 노린 주장이었다.
그러나 문 후보 측이 31일 "정당의 이익보다 국민 참정권을 지키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새누리당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새누리당으로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일괄 처리를 처음 언급했던 이 단장의 "개인 의견"으로 정리하며 한 발 물러섰다.
또 "이 단장이 일괄처리를 먼저 제안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 이 단장은 (법 개정을 논의할 수 있는) 국회에도 들어가지 않은 상태"라며 "두 가지 법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두 가지 문제를 고민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괄처리 방안은) 선대위에서 공식 논의되지 않았고 두 가지 법안이 연계될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라며 "내가 이 단장에게 확인했는데 '개인 의견을 전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말씀드리는 게 선대위의 공식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법안 처리를 주도하는 새누리당 원내 지도부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나는 이 단장이 그런 얘기(일괄처리 제안)를 했는지조차 모른다"며 "선거대책기구에서 정한 것을 본 후 의원들이 (원내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박 후보 측으로선 야당의 투표연장 요구에 '강수'로 맞서다 체면만 구긴 셈이 됐다. 아울러 선대위의 의견을 원내지도부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내 '불통' 논란도 또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새누리당의 이 같은 혼선 다시 공세로 전환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의 공보단장이 나서 두 법안의 연계처리를 제안한 것이 분명함에도,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이를 부인하고 나서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고 '먹튀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