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빅3 캠프 좌장, 경제민주화 공방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2.10.31 15:52
글자크기

(종합)31일, '넥스트 소사이어티 2013' 포럼 김종인·이정우·장하성 참석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캠프 좌장들이 18대 대선을 앞두고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를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박 후보 측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문 후보 측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 안 후보 측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은 31일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넥스트 소사이어티 2013' 포럼에 참석, 각 캠프의 경제민주화 관련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토론의 패널로는 박 후보 측 신광식 교수, 문 후보 측 김진방 교수, 안 후보 측 전성인 교수가 참석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뉴스1제공↑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측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뉴스1제공


먼저 박 후보 측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가) 대기업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며 "절제를 못하는 탐욕스러운 사람들을 절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통해 경제적 폐해를 줄이고, 경제주체가 공생할 수 있는 틀을 만들자는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경련이 경제민주화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위험한 사실"이라며 "전경련이 새로운 룰(규칙)을 정부가 정하려고 하면 그 룰에 정착하려고 해야지, (전경련의 변화 없이) 국민의 힘으로 경제민주화를 이룩한다면 그 때는 상상할 수 없는 경제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왼쪽)와 문 후보 선대위 이정우 경제민주화 위원장(오른쪽) ⓒ뉴스1제공↑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왼쪽)와 문 후보 선대위 이정우 경제민주화 위원장(오른쪽) ⓒ뉴스1제공
이어 문 후보 측 이 위원장은 "문재인 후보가 생각하는 경제민주화는 크게 세 가지고, 그 정점에 재벌개혁이 있다"며 "재벌개혁이 경제민주화의 전부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저희들이 생각하는 경제민주화는 삼각형 구조인데 정점에 재벌개혁이 있고, 밑변의 두 꼭지에 노동의 민주화와 사회적 경제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세계 경기불황 속에서 경제민주화를 꼭 해야 하느냐는 지적에 "우려가 많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그러나 경제민주화 내용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경제를 살리고,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것이다. (오히려) 경기가 좋을 때는 좋은 경기를 자칫 망칠까봐 더 망설이고 (개혁을) 못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루즈벨트가 뉴딜정책을 추진할 때 많은 기업이 반대했지만 지나고 생각하면 오히려 기업을 살리고 미국 경제를 살렸다"며 "현재 한국의 경제상태는 1930년대 미국의 뉴딜정책과 같은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 ⓒ뉴스1제공↑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 장하성 국민정책본부장 ⓒ뉴스1제공
안 후보 측 장 본부장은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가 주어지고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는 경제와 시장을 만들어 결과를 공평하게 나눠가져야 한다"며 "경쟁에 참여한 사람 뿐 아니라 소외된 약자들과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에게 경쟁의 열매를 함께 나누는 것이 경제민주화"라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안철수 캠프의 경제민주화에 대해 △헌법에 명시된 정의 △공동 가치에 기초한 경제민주화 △기득권 체제 청산이라는 3가지 기본철학의 바탕 위에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지상에서 가장 치열하게 하는 나라가 미국"이라며 "미국의 100대 부자 중 70%가 창업 부자인 반면 우리나라는 100대 부자 중 70%가 물려받은 부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몸집이 커진 재벌의 성장은 국내가 아닌 세계시장에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각 캠프 좌장들의 발표가 끝나고, 패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다만 문 후보 측과 안 후보 측은 박 후보 측의 경제민주화 실천의지를 문제 삼으며 공조하는 모양새를 띄었다.

문 후보 측과 안 후보 측은 박 후보가 경제민주화 정책과 관련해 구체적 공약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집중 공격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금 법질서를 검토해서 변경할 것은 변경하고 새롭게 만들 것을 만들지 않으면 우리 경제 앞날에 좋지 않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이것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면 정당으로서 기반도 상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장 본부장은 박 후보 측 신광식 연세대 교수의 "안 후보께서는 선의가 가장 강력한 힘이라 하셨다. (하지만) 현실에서 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선의만 가지고는 안 된다"는 지적에 "아직까지도 새누리당의 재벌정책 발표를 못 들어봤다"며 "선수가 자기 경기는 안 하고 남의 경기 관전평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