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국회의원 울린 '영혼의 소리로'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2012.10.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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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회의원 울린 '영혼의 소리로'


대선관련 정쟁으로 시간이 어찌 가는지 모르던 정치인들이 눈물을 펑펑 쏟았다. 지난 12일 경기도의 중증장애인 요양시설인 홀트일산복지타운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국정감사 현장에서다.

이날 중증장애인 합창단 '영혼의 소리로'는 '똑바로 보고 싶어요'와 '어느 산골 소년의 슬픈 사랑 이야기' 등 2곡의 노래를 보건복지위에 선사했다.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원들은 모두 뇌병변, 정신지체, 다운증후군 등 중증 장애를 갖고 있다. 악보와 가사조차 못 읽는 탓에 한 곡을 배우는 데 한 달씩 걸린다고 한다. 각자 한음 한음 힘겹게 내뱉어 만들어지는 이들의 합창은 실제로는 '불협화음'에 가까웠지만 듣는 이에게는 '천사의 목소리'였다. 맑은 영혼이 깃든 아름다운 하모니에 여러 국회의원들이 눈물을 쏟아냈다.

진심이 담긴 목소리는 국회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새누리당은 14일 '영혼의 소리로'와 관련 논평을 통해 장애인 맞춤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새누리당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이 차별받지 않고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기반을 정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9년 창단된 '영혼의 소리로'는 지난 2003년 JW중외제약 (30,750원 ▲400 +1.32%)과 후원 결연을 체결한 이후 활발한 공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기업의 조용한 후원속에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는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 국제합창대회에 초청을 받을 정도로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대선시즌을 맞아 복지공약이 난무하는 요즘 '영혼의 소리로' 합창단원들의 메아리는 복지공약의 우선순위가 어디 있어야하는지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목소리 큰 곳이 아니라 '진짜 가난한 절대빈곤층'부터 지원돼야한다는 것이다. 중증장애인, 빈곤 노인, 빈곤 아동과 학생 등이 대상이다. 무상을 앞세운 복지 공약 경쟁속에 오히려 보살핌을 받아야 할 곳은 소외되고 있다. 월10∼20만원 돈으로 기아적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과 그래도 직장이 있는 사람들의 복지, 어느 것이 우선일까. 국회의원들이 보인 이번 눈물이 잠깐의 눈물이 아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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