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다안고 간다… '절충안'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이미호 기자 2012.10.0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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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의 말 한 마디가 집권여당을 좌지우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좀처럼 말발이 먹히지 않는다. 인적청산을 요구하는 목소리 앞에 "화합"을 강조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분란은 커져만 가고 결단의 시기는 임박했다.

9일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당 내분 사태의 봉합을 시도하고 나섰다. 그는 최근 분란의 주역인 동시에 '빅3' 대선기구를 책임지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 국민대통합위원장에 내정된 한광옥 전 민주당 상임고문을 모두 끌어안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 후보는 이날 정치쇄신특위가 주관한 '국민대통합 정치쇄신 심포지엄'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조만간 다 정리될 것"이라며 "국민이 볼 때 쇄신하는 사람과 통합하는 사람이 따로 있지 않다.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안 위원장이 한 전 고문의 비리 전력 등을 이유로 중책 임명시 사퇴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한 대답이다. 박 후보는 또 "(안 위원장과) 대화, 통화가 있었다"며 설득 중임을 알렸다. 이날 오후에도 안 위원장과 회동, 설득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한구 원내대표와 경제민주화 이견으로 대립했던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조만간 깨끗하게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주말부터 당무를 거부한 채,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있다. 반면 박 후보는 전날 "김 위원장은 많이 도와주려고 (당에) 들어오신 것이며, 잘 판단해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가 당 내부의 인적쇄신론에 적극 화답하지 않을 경우, 김종인·안대희 위원장이 다시 업무일선에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이들이 문제인사의 배제 여부를 걸고, 사실상 박 후보와의 '기싸움'에 돌입한 만큼 뚜렷한 성과 없이 쉽게 물러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 후보의 '러브콜'을 받고 당적을 바꾼 한 전 고문 역시 물러설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안 위원장은 한 전 고문의 '백의종군'은 수용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야권의 무수한 비판을 감수하고 전향한 한 전 고문 측으로선 위원장직을 비롯한 실리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박 후보가 '밀어붙이기'를 시도하기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 내세운 두 가지 시대정신, 경제민주화와 정치쇄신을 상징하는 두 인물이 떠난 상태에선 대선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안 위원장이 뜨면 쇄신특위가 붕괴되고, 김 위원장이 사퇴하면 대선캠프가 좌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황우여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내 친박 핵심인사들이 모두 희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 주류들로선 '인적쇄신론'을 펴는 측도 절충의 미덕을 발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정현 공보단장은 "그 사람들(인적쇄신론)의 요구에 진정성이 있다고 보지만, 100%를 요구해 관철되지 않으면 '안 하겠다'는 것은 진정성을 달리 볼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이제 이만큼 하고 있으면, 그 쪽 분들도 대선승리를 위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양단간 결정을 낼 것"이라며 "전방위적으로 설득하고 있지만 하다 안 되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단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인적쇄신의 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양측간 절충 노력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단장이 평소 박 후보의 속내를 전하는 '입'으로 불려왔던 만큼, 박 후보 역시 절충 방식으로 내분 사태를 마무리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앞으로 중책을 맡게 될 것"이라고 언급, 그에게 대선총괄 업무를 맡겨 최근 사태를 해결할 의지를 내비쳤다. 김 전 원내대표도 행동에 나섰다. 그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라는 이슈를 선점한 것은 김 위원장의 탁월한 안목과 능력 덕분이다. 박 후보 앞에서 당당하게 말씀하는 모습이 정말 좋고, 그런 분들이 있어야 한다"며 복귀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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