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와 문 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BIFF(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각자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마주한 것은 처음이다.
두 후보 모두 각각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장내에서 특별한 축사는 없었으나 문 후보가 추석연휴에 관람한 김기덕 감독 영화 '피에타'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문 후보는 영화인 간담회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박근혜 후보가 제가 피에타 영화 봤다는 얘기를 들으셨는지 '보셨다면서요, 어떻더냐' 묻길래 제가 '보기에 고통스러운 영화다' 하고 피에타 얘기만 했다"고 전했다.
각자 대선출마 후 처음 만난 박근혜 문재인 두 후보가 5일에도 만날지 주목된다. 두 사람 모두가 속한 국회 기획재정위는 5일 오전 10시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재부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한편 문 후보는 BIFF 개막식 입장 전엔 기자들과 만나 "오늘날 부산이 우리나라의 영상산업 중심도시로 발전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우리 부산을 세계적인 영상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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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우리 부산 영화제가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이고 세계 5대 영화제 가운데 하나로 발전한 것이 자랑스럽다"며 "한국 영화가 천만 관객 시대라는 전성기를 맞고 있는데 우리 부산 영화제가 밑바탕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참여정부 때 우리 부산을 영상산업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해 센텀지구 내에 영화의 전당, 영화 후반부 작업시설을 설치했고 영화진흥원을 비롯한 영상 관련 공공기관을 부산으로 이전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영화인 간담회에선 "한편으로 잘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면에 우리 영화인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김기덕 감독 이야기대로 독립영화를 비롯해서 작은 영화들은 상영 기회조차 갖기 힘들고 예술인 복지법이 생겼지만 그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일반산업 노동자의 실업보험같은 (영화인) 부조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영화인들 처우가 제대로 되게끔 지원하고 싶은데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제게 들려주시면 정책공약을 만들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참여정부 시절의 스크린쿼터 논란과 관련, 영화인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국산영화 상영비율을 40%에서 20%로 (낮추는 것이) 한미 FTA의 선결 조건으로 되는 바람에 많은 갈등이 있었다"며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 당선을 도왔던 영화인들 입장이 난처했을 것 같은데 그 문제에 대해 정말 미안했었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