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장충동''쭈꾸미=용두동' 찾는 진짜이유

머니위크 강동완 기자 2012.10.1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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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창업트렌드/ 대박집과 상권의 역학관계

 '장충동에 가면 족발' '용두동에 가면 쭈꾸미' '신림동에 가면 순대'. '트레이드 메뉴'로 상권 자체가 부흥한 사례들이다. 원조집을 구심점으로 근처에 비슷한 음식점들이 생겨나면서 맛집 골목이 형성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권의 특성에 따라 강세를 띠는 메뉴가 달라질 수도 있다. 20~30대 젊은 회사원들이 밀집한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 등은 카페나 베이커리, 분식 디저트 전문점 등이 강세다. 테헤란로 주변은 금융권과 IT·외국기업들이 몰려있는 만큼 미팅 장소로 어울리는 한식전문점이나 고기·커피전문점 등이 인기다. 이태원과 명동은 외국인들이 자주 왕래하는 지역인 만큼 특성 강한 음식점들이 포진해 있다.

 상권 내에서도 특히 소문난 대박집은 따로 있기 마련이다. '커피 중에서도 어디 커피가 맛있다더라' '떡볶이는 역시 그곳이지'라며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퍼지면서 유명해지는 것이다. 주목할 점은 이 같은 대박집은 성공할 수밖에 없는 요소가 있다는 점이다. 탄탄한 시스템이나 그만의 질서가 있다.



ⓒ 사진_류승희 기자ⓒ 사진_류승희 기자


◆ 홍대·대학로, '트렌드' 이끌어 성공

 홍대·이대·대학로 상권은 대학생 유동인구가 많다. 소비에 대한 주장이 확실하고 트렌드를 이끄는 아이콘인 만큼 외식업체에게 있어 이들의 행동양식은 언제나 뜨거운 관심사다.

 홍대는 서울지역 중에서도 가장 젊고 트렌디한 상권으로 꼽힌다. 각국의 다양한 전문음식점들이 즐비해 있어 20대에겐 더할 나위 없는 '핫 플레이스'로 각광받는다. 특히 '카페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드롭커피 전문점 뿐만 아니라 유명 브랜드의 카페들이 넘쳐난다. 그런 와중에 홍대를 랜드마크로 삼은 순수 100% 토종 브랜드 커피전문점의 빼어난 성적표가 관심을 끈다.

 홍대 상권의 핵심으로 지목되는 주차장지역에 위치한 '카페 띠아모' 매장은 이미 여러 차례 다른 브랜드 커피점들이 운영해왔던 장소이지만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이름값만 요란했던 곳. 하지만 띠아모가 입점한 이후 상권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억대 매출을 올리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카페 컨셉트를 도입, 이탈리아 전통 아이스크림인 젤라또와 고급 에스프레소 커피를 동시에 맛볼 수 있는 '복합카페'인 점이 성공요인이다. 천연농축원료를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제조하는 신선한 젤라또를 비롯해 커피·음료·와플·베이글·조각케이크 등 다양한 메뉴 구성으로 남녀노소가 언제든지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

 대학로 또한 수많은 맛집들로 가득한 외식가의 '특A상권' 중 하나다. 명륜동과 혜화동 성균관대 입구 주변에 위치한 외식 장소 중 최근 '핫한 아이템'은 셀프 음식점들이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친숙함으로 대변되는 상권의 특성에 맞게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들이 호응도가 높다.

 '맥주바켓' 역시 대학로의 주류문화를 이끌며 가파른 인기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맥주바켓은 가격이 저렴하고 분위기도 자유로운 셀프형 세계맥주전문점이다. 바켓은 '바'와 '마켓'의 합성어로 시장에서 물건을 사듯 원하는 세계맥주를 맘대로 사서 바에서 술을 마시듯 마신다는 개념이다. 셀프형이란 단어가 붙은 것은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는 식이 아니라 좌석에 비치된 바구니에 먹고 싶은 세계맥주와 얼음을 직접 담아오는 시스템으로 이뤄져서다.



김가네 학동역점 


◆ 강남 신상권, 유동인구 특성 살펴야

 신사·논현역, 학동사거리 등은 연매출액을 기준으로 할 때 10대 상권에 포함되는 서울 강남구 상권들이다. 특히 학동은 인근 논현동 일대를 포함한 전형적인 오피스 상권으로 분류된다. 이용층은 30대가 대다수로 학동역, 압구정역, 신사·논현역 등 강남의 젊은 상권이 여기에 속한다.

 '김가네' 학동역점 신흥규 점주는 명동에서 10여년 넘게 일하며 김가네 성산점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로 2호점인 학동역점을 오픈,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김가네 학동역점은 배달영업을 일절 하지 않고 홀영업만으로 하루 130만~15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 주말보다는 평일 매출이 현저히 높은 편이며 점심과 저녁의 비율은 6대4~7대3 정도로 점심영업 비중이 높다.

 학동·논현동은 일반 오피스 구역과 함께 고급 유흥주점이 집중돼 있다. 김가네 학동역점의 경우 오피스텔 건물의 입주자들이 주로 유흥주점 종사자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이른 점심식사부터 저녁식사까지 해결이 가능한 김가네를 주로 이용한다.

 연간 매출액이 높은 거대상권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시간대별 유동인구 차이가 적은 것이 특징이다. 기존 유동인구가 빠져나가도 식사·유흥 등을 위해 새로운 사람들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유흥주점 밀집도가 높은 학동역 인근의 경우 점심시간과 심야간 유동인구 차이가 적다.

 

◆ 서울에서 떠오르는 상권은?

 점포거래소 '점포라인'이 지난 9월 한달간 자사 홈페이지에서 '올 하반기 주목해야 할 서울의 상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254명 중 81명(32%)이 압구정동 신청담역 상권을 선택했다.

 신청담역 상권은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갤러리아 백화점 인근에 조성 중인 분당선 신청담역을 기점으로 한 상권을 지칭한다. 90년대 들어 이름을 날렸던 압구정 로데오거리도 이 상권에 포함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상권에 대한 기대감은 분당선 연장개통이라는 데서 기인한다. 업계에서는 신분당선 연장의 최대 수혜지로 이 지역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 지역의 최대 장점은 기존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구축된 상권 인프라가 건재하고 신청담역 주변건물들이 서울에서도 차별화된 유럽풍으로 꾸며져 있다는 점이다. 가로수길이 그랬듯 상권 발달의 첨병인 20~30대 여성이 신규소비를 창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청담역 다음으로 유망하다고 평가받은 곳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씨티(DMC)역 상권이다. DMC역은 6호선과 경의선·공항선의 환승구간으로 인근 대형오피스 건물로 들어오는 기업이 계속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권이라 부를 만한 구역이 따로 없어 잠재력이 엄청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지역의 잠재력은 인근에 들어선 주거시설 및 근린시설을 보면 더욱 명확해진다. 상암월드컵경기장과 주변에 조성된 공원이 멀지 않고 옆으로 흐르는 불광천 노변 중 한쪽에는 근린주택이 들어서 있다. 근린주택 1층은 이미 카페나 의류, 소품 및 액세서리 점포 등이 하나 둘씩 채워지고 있다. DMC역 상권이 불광천을 따라 발달하며 제2의 가로수길을 만들어 낼 것으로 예측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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