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웅진폴리 1천억 회수할 수 있나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 2012.10.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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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 사태로 미래에셋PEF가 대규모 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웅진폴리실리콘의 워크아웃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직접 투자에 나선 미래에셋PEF의 손실이 예상된다.

미래에셋PEF는 지난 2009년 웅진폴리실리콘에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바 있다. 당시 미래에셋PEF는 웅진홀딩스를 상대로 풋백옵션 약정을 보장받고 증자에 참여했지만 웅진홀딩스 (1,121원 ▼10 -0.88%)도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여서 투자금 보전이 쉽지 않아 보인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웅진폴리실리콘은 지난 2일 도래한 신디케이트론 466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워크아웃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우리은행 등 6개 은행은 지난 2010년 3100억원의 신디케이트론을 웅진폴리실리콘에 제공했으며 이중 15%의 만기가 지난 2일 도래했다.

채권단은 웅진폴리실리콘에 대해 워크아웃 개시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디케이트론의 대출 만기를 연장해줘도 웅진폴리실리콘이 이를 상환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워크아웃에 들어갈 경우 채권단은 웅진폴리실리콘의 자산을 매각해 채권을 회수하게 된다. 웅진폴리실리콘 공장 만 약7000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산을 매각하면 매각대금을 채무변제에 우선 사용하게 된다. 자본금의 형태, 즉 유상증자로 투자한 투자자는 후순위로 밀린다.

웅진폴리실리콘의 1대주주는 웅진홀딩스(50.38%), 2대주주는 미래에셋5호사모투자전문회사(34.05%, 이하 미래에셋PEF)다.


웅진폴리실리콘의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7375억원, 부채총계는 5563억원 규모다. 자본총계는 1812억원 수준이다. 3분기까지 결손금 규모를 감안할 경우 자본총계는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웅진폴리실리콘은 지난해 당기순손실 108억원, 총포괄손실 386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워크아웃 과정에서 자본감소 후 채권단 출자전환을 할 경우 주주들의 손실은 더욱 커진다.

미래에셋PEF는 2009년 당시 웅진폴리실리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웅진폴리실리콘의 대주주인 웅진홀딩스와 풋백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풋백옵션은 투자 기간 동안 배당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거나 채권단과 맺은 약정을 제대로 지키지 못할 경우 미래에셋PEF의 투자금의 원리금을 보장해준다는 약정이다. 즉 웅진홀딩스가 미래에셋PEF의 지분을 일정 수익률을 더해 되사주는 것이다. 대부분 PEF들은 연 7~8%의 수익률을 보장받는 수준에서 풋백옵션을 체결한다.

문제는 미래에셋PEF의 지분을 되사 줄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란 점이다. 웅진홀딩스 스스로 부채를 갚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황에서 웅진폴리실리콘에 대한 투자금을 보전해줄 여력은 크지 않다.

법원이 웅진홀딩스 (1,121원 ▼10 -0.88%)의 웅진폴리실리콘 풋백옵션을 채무로 인정해줄 것인가도 관건이다. 풋백옵션을 일종의 채무로 인정해 줄 경우 웅진홀딩스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투자금을 되돌려줄 의무가 생긴다. 채무로 인정받지 못할 경우 웅진홀딩스를 통한 미래에셋PEF의 투자금 회수도 차질이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법원이 웅진홀딩스를 어떻게 처리할지 여부와 웅진폴리실리콘의 자산 부채 관계 등을 명확히 해야 미래에셋PEF의 투자금 회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상했던 수익률만큼 투자금을 돌려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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