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이번 대표팀 구성은 최강희 감독의 승부수란 느낌을 짙게 받는다.
그 둘을 최 감독은 이란전을 앞두고 과감히 버렸다. 두 선수를 잃음으로써 더 큰 것을 얻게 된다는 믿음이 그 배경이다. “우즈베키스탄전을 마친 후 둘의 제외를 결정했다”는 최 감독은 26일 새 대표팀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이든 선수가 경기에 못 나가면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국과 이정수가 우즈벡전에서 후배들이 인정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음을 암시하는 말이다.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자신의 애제자들을 내친 셈이다.
선수시절 최강희 감독은 ‘성실함의 대명사’ 였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프로에 데뷔했지만 프로축구 최고의 오른쪽 풀백으로 200경기 이상 출장한 ‘철각’이었고, 자기 관리 또한 확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또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지금은 좀 나아졌지만 그가 선수 생활을 하던 때만해도 축구계에서 K대나 Y대, 혹은 H대 등 축구 명문 출신이 아니면 크게 알아주지 않았다. 그런데 최 감독은 고졸이라는 경력으로 프로 최고의 선수가 됐고, 감독이 된 후엔 전북의 전성시대를 이끌었으며 지금은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다. 그 바탕엔 특유의 성실함과 뚝심, 치밀한 선수관리 능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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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17일 열리는 이란전에 좋은 느낌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누구라도 대표팀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임으로써 감독은 권위를 더욱 굳건히 했고, 남은 선수들은 긴장감 속에 정신력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태극 마크’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도 동시에 느낄 것이다.
‘봉동 이장’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벗어 던진 채 독기를 품고 대표팀 체질개선에 나선 최강희 감독의 ‘성공 스토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