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증시 랠리에 찬물 끼얹은 QE3 비판

머니투데이 뉴욕=권성희 특파원, 김지민 기자 2012.09.26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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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가 25일(현지시간) 경제지표 개선에 상승 출발했다가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3차 양적완화(QE3) 비판으로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장비업체 캐터필러의 장기 설적 전망 하향과 스페인에서 발생한 대규모 경제개혁 반대 시위도 주가에 하락 압력을 더했다.



뉴욕 3대 지수 모두 거의 일중 최저치로 마감했으며 특히 S&P500 지수는 4일 연속 하락하며 1450 밑으로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101.37포인트, 0.75% 떨어진 1만3457.55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 9월12일 이후 2주일래 최저치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캐터필러가 4.25% 급락했고 휴렛팩커드는 2.91% 내려갔다.



S&P500 지수는 15.30포인트, 1.05% 떨어진 1441.5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률은 3개월만에 최대다. 나스닥지수는 43.05포인트 1.36% 급락한 3117.73을 나타냈다.

S&P500 지수 10대 업종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기술업과 소재업이 약세를 이끌었다.

◆플로서 총재 "QE3 적절하지도 않고 효과도 없다"
플로서 총재는 이날 필라델피아 CFA(재무분석사) 소사이어티와 필라델피아 채권클럽에서 가진 연설에서 QE3가 필요하지도 않았고 효과도 없을 것이며 출구전략만 위험하게 만들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추가적인 자산 매입이 성장이나 고용에 혜택을 주는 것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점증해온 통화정책 완화가 적절하지도 않고 현재 여건에서 효과가 있지도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플로서 총재의 이같은 발언이 놀라운 것은 아니다. 그는 연준 내에서 대표적인 매파 인사 중의 하나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에 반대해왔다.

플로서 총재는 또 고용시장의 개선을 가로 막는 "마찰과 구조적 조정"이 현재의 통화정책으로 치유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정부의 재정적 이슈에 대해 걱정하고 있고 가계는 재정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연준이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2015년 중반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나 투자자들 사이에 인플레이션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이보다 훨씬 더 일찍 단기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위험이 크지는 않으나 연준의 경기 부양적 정책들이 향후 소비자 물가를 바람직하지 않게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위협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플로서 총재는 "연준의 새로운 자산 매입 프로그램은 재정상태표를 크게 확대함으로써 연준이 통화완화 정책에서 빠져나와야할 때 직면하게 될 도전들을 더욱 복잡하게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플로서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석하는 표결 위원은 아니다.

◆스페인에서 대규모 시위..금값은 강세-유가는 약세
스페인 정부가 이번주 후반에 2013년도 예산안과 경제개혁안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이날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에서는 수천여명이 반대 시위를 벌였다.

외르그 아스무센 유럽중앙은행(ECB) 위원이 독일 신문인 디벨트에 그리스의 채무재조정이 필요하다 해도 ECB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증시에 부담을 더했다.

하지만 유럽 증시는 이날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에 강세 마감했다.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이날 0.4% 올랐다.

이날 금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온스당 1.80달러,0.1% 오른 1766.40달러로 마감했다. 금 선물가격은 한 때 1777.90달러까지 오르다 플로서 총재의 발언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미국 원유 1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아예 초반 강세에서 약세로 돌아서 배럴당 56센트, 0.6% 하락한 91.37달러로 체결됐다.

이날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 인덱스는 이날 79.673으로 전날 79.573에 비해 상승했다. 하지만 QE3에 의문을 던진 플로서 총재의 발언이 알려지기 전에는 한 때 79.334까지 내려갔다.

◆美 주택가격 꾸준한 회복세..9월 소비자 신뢰 큰 폭 개선
미국의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주택시장 회복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P/케이스-실러의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지수는 지난 7월에 1년 전 대비 1.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1.05% 상승을 웃도는 것으로 지난 2010년 8월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7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달에 비해서도 계절조정치로 0.4% 오르며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전월비 상승률은 지난 6월 0.94%와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0.80%를 밑돌았다. 계절조정하지 않은 7월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1.6% 상승했다.

미국 연방주택금융청(FHFA)이 조사하는 주택가격지수도 7월에 전월 대비 0.2% 오르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 0.6% 상승을 밑도는 것이다.

미국의 민간경제연구소인 콘퍼런스 보드는 이날 9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70.3으로 전월 61.3(수정치)에 비해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7개월래 최고치이자 블룸버그가 조사한 전문가 예상치 63.1을 웃도는 것이다.

주택가격 상승과 지난 7월 이후 주식시장 랠리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여전히 8%가 넘는 높은 실업률과 저조한 임금 상승률이 소비자들의 신뢰 개선에 장애가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이 조사하는 9월 리치몬드 제조업지수는 4로 집계돼 전문가 예상치 -5를 크게 웃돌았다.

◆캐터필러 실적 전망치 하향에 급락..애플도 2.5% 하락
중장비업체인 캐터필러는 전날 장 마감 후 2015년 이익 전망치를 글로벌 경제 성장세 약화를 이유로 하향 조정해 4.25% 급락했다.

캐터필러의 회장인 더그 오버헬먼은 "수없이 많은 지정학적, 경제적 요인들이 오늘날 세계를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글로벌 경제가 향후 수년간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에 기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특송업체 페덱스와 반도체회사 인텔 등 주요 기업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를 이유로 실적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가 주가가 고평가됐다고 비판한데 따라 전날 9% 급락했던 페이스북이 이날도 2.45% 약세를 이어갔다.

애플은 2.5% 급락하며 2일째 내림세를 보였다. 아이폰5의 지난주말 판매량에 대한 실망과 최대 납품업체인 팍스콘의 중국 공장에서 발생한 폭력시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AMD는 FBR 캐피탈마켓이 목표주가를 7.50달러에서 6달러로 낮추면서 5.2% 폭락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2.96% 하락하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2.4% 떨어지는 등 다른 반도체주도 약세를 보였다.

구글은 이날 장 초반 760달러로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으나 전반적인 증시 하락세 속에 0.03%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종가는 749.16달러이다.

블랙베리 제조업체인 리서치 인 모션(RIM)은 최고경영자(CEO)가 블랙베리 개발자 회의에서 지난 분기에 가입자가 200만명 늘었다고 밝혀 4.68% 급등했다.

사무용품 유통업체인 스테이플스는 미국에서 일부 점포를 폐쇄하겠다고 밝혀 4.45% 급락했다.

반스&노블은 전자책 리더기인 눅(NOOK)르르 위해 올 가을에 비디오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3.6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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