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의 '사이다', 왜 해태음료로 넘어갔을까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2.08.2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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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만 제조된 '킨사이다' 생산·판매 넘겨… LG생건은 '스프라이트' 집중할 듯

코카콜라의 '사이다', 왜 해태음료로 넘어갔을까


#. 지난 16일 해태음료로부터 제품가격 인상안 공문을 받은 소매점 주인 A씨는 리스트를 보다가 의아해했다. 코카콜라의 사이다인 '킨사이다'가 목록에 들어가 있었던 것.

곧이어 들어온 코카콜라음료의 인상안 공문에도 여전히 '킨사이다'는 물론 '스프라이트'·'DK사이다'도 들어가 있었다. 두 회사가 모두 LG생활건강 (459,000원 ▲22,000 +5.03%)의 음료계열사로 묶여있다는 사실이 떠오르면서 무릎을 쳤다.



20일 음료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가 1976년부터 36년간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만들어온 '킨사이다가' 앞으로 해태음료에서 생산·판매된다.

킨사이다는 '대한민국 전용' 상품으로 출시된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칠성사이다가 독주하고 있는 한국사이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코카콜라의 글로벌 사이다 상품인 스프라이트와 함께 동반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 사이 킨사이다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2004년 캔 디자인이 칠성사이다와 비슷하다는 논란이 일며 롯데칠성 (130,100원 ▲1,700 +1.32%) 측에서 소송을 걸었다가 법원이 기각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DK(다이나믹 킨)사이다까지 공격에 가세했지만 '토종'인 칠성사이다의 벽은 높고 견고했다. 칠성사이다의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50%를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자 LG생활건강이 전략을 새로 짠 것이란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카콜라음료는 스프라이트를, 해태음료는 킨사이다를 각각 맡아 집중적으로 키우는 방식이다. 코카콜라음료가 여러 브랜드로 힘을 분산할 필요 없이 스프라이트에 집중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해태음료가 생산·판매를 맡지만 여전히 킨사이다의 상표권은 미국 본사인 '더코카콜라컴퍼니'(The Coca-Cola Company)가 가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생건이 해태음료의 마케팅과 브랜드 관리는 한국코카콜라(국내 법인)에 맡기기로 해서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해 해태음료가 생산·판매하는 먹는샘물 '강원평창수'의 경우도 상표권이 더코카콜라컴퍼니로 이전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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