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카페 전경 ⓒ만만한카페
그러나 실제 카페 창업의 길은 살벌하다. 어느 동네를 가든 대기업 프랜차이즈 카페는 제일 좋은 장소에서 눈부신 인테리어를 자랑하고 있다. 자기만의 콘셉트를 잡아 아기자기한 카페를 꾸미고 싶어도 이런 대자본 카페와 경쟁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강북구 미아동에 위치한 ‘만만한 카페’는 창업자금과 운영자금을 지역주민의 조합비로 마련했다. 간판부터 게시판, 쿠션과 방식, 버티칼 등 인테리어까지 구석구석 주민의 손으로 해결해 창업비를 낮췄다. 대신 카페 수익금은 지역사업을 위해서 쓴다.
협동조합 카페인 ‘카페오공’은 50명의 출자자들이 함께 만들었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귀농을 준비하던 네 명의 청년들이 소박하게 시작한 이 카페의 조합원이 되려면 100만 원의 출자금을 내고 카페 운영을 도와야 한다.
이 카페 조합원들은 아르바이트생을 따로 쓰지 않고 서로 시간을 정해서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매주 화요일은 ‘도란도란’이란 전체 모임회의를 통해 운영 전반을 공유하고 논의한다. 또 조합원과 지인들이 함께 의논해 춤, 어학, 목공, 타로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재능나눔으로 꾸려나간다. 고객 반응이 좋아 카페 운영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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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무한경쟁, 승자독식, 양극화 등 ‘1%의 탐욕’이 빚은 자본주의 경제의 폐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이에 유엔(UN)은 2012년을 ‘협동조합의 해’로 선언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되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협동조합 카페가 수익 극대화를 가져다주는 방식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역사회에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고 싶다면, 뜻 맞는 사람들과 모여 창업 과정 자체를 즐기고 싶다면 협동조합 카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