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년새 5개사 인수 M&A '큰 손' 급부상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2012.07.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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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SR 인수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M&A

삼성전자 (81,300원 0.00%)가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반도체 개발업체인 그란디스 인수를 시작으로 이번 CSR사 모바일 부문 인수를 포함해 최근 1년 사이에만 5건의 M&A를 성사시켰다. 지금까지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16일(현지시간)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인 CSR(Cambridge Silicon Radio)사 모바일 부문을 3억1000만달러에 분할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외환위기 이후 진행한 M&A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공격적인 행보는 이른바 ‘애플 효과’ 때문이란 지적이다. 애플과의 특허 소송을 통해 원천 기술의 중요성을 절감했고 적극적으로 M&A에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인수한 업체들 대부분이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을 갖춘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7월 M&A 신호탄을 쏘아 올렸던 그란디스는 2002년 1500만달러(약 157억원)의 벤처 투자자금과 미국 국방성 고등연구계획청(DARPA)의 연구보조비를 1대1로 매칭해 설립된 회사로 M램(자기메모리) 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M램은 전하의 변화로 정보를 저장하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물체의 저항을 변화시키고 이를 정보로 기록하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다.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으며 전원이 꺼져도 저장한 정보가 사라지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삼성전자는 11월에 다시 미국 심장질환 진단 솔루션 업체인 넥서스(Nexus)를 인수했다. 넥서스는 미국 샌디에고에 위치한 글로벌 의료 진단업체인 ITC 넥서스 홀딩스 계열사다. 지난 2009년 설립돼 다양한 심장혈관질환 진단을 위한 현장검사 테스트 키트를 개발, 생산해 왔다.

올 5월에도 미국 클라우드 콘텐츠 서비스 업체인 엠스팟을 인수했다. 2004년에 설립된 엠스팟은 모바일 기기를 위한 음악, 비디오 전송 서비스 업체다. 미국 주요 통신사업자에 클라우드 기반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불과 한 달 만에 또 다시 스웨덴의 무선 랜 칩셋 개발업체 나노라디오도 인수했다. 이번 CSR 인수까지 포함하면 최근 3개월 사이에 한 달에 1개꼴로 업체를 인수한 셈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M&A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애플과의 특허소송 등으로 원천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절감한데다 풍부한 유동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말 현재 현금및현금성 자산만 15조9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단기금융상품 9조원까지 감안하면 외부 차입없이 쓸 수 있는 돈만 25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풍부한 실탄을 보유하고 있다.

불황일 때 투자를 확대해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전략도 삼성전자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실제 삼성전자는 M&A 뿐만 아니라 설비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화성에 2조2500억원을 투자해 신규 시스템 반도체 라인을 건설하기로 했고 총 70억달러를 들여 중국 서안시에 반도체 생산라인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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