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촌 지점인데도…현대차 "이럴수가!"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2012.06.2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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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발길 30% 감소, 올 내수판매 지난해보다 2.1% 감소 전망

고유가, 가계부채 등으로 대표적인 내구소비재인 자동차 업종은 심각한 내수부진을 경험하고 있다.

현대차 (253,000원 ▲2,500 +1.00%)의 강남 거점인 대치지점. 부촌의 한복판에 위치하고 있지만 차를 구경하러 오는 손님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지점 직원은 "올해 방문고객이 지난해보다 30% 줄었다"고 말했다..

현대차, 기아차 (114,400원 ▼500 -0.44%), 르노삼성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올해 내수시장의 판매 목표치를 매우 보수적으로 설정하고 있다.



현대차 산하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초부터 자동차 내수판매가 이미 전년대비 1.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소는 최근엔 국내 자동차 판매가 올해 155만대에 그치며 지난해의 158만대보다 2.1%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상반기 판매가 경기부진 및 신차대기 수요 등으로 4.5%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는 지난해 4분기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0.3%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1-5월 국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 판매 실적은 부진 그 자체다.

현대차는 올 1월부터 5월까지 국내판매는 26만8402대로 5.6% 줄었고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국내판매는 4.4% 감소한 19만7027대에 머물렀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해외 판매가 각각 17%, 18.3% 늘어나면서 글로벌 판매량이 많아졌지만 내수시장 상황은 딴판인 것이다.


르노삼성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3168만대에서 38.3% 급감한 2만6640대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반면 한국GM이 경차 스파크가 호조를 보이면서 내수판매가 4.8% 증가했고 쌍용자동차 (5,720원 ▼50 -0.87%)가 코란도스포츠 등으로 1.9% 늘었다.

수입차의 경우 1-5월에 전년 동기대비 21% 판매가 늘었지만 6월 들어 판매량 증가세가 눈에 띠게 둔화되고 있다는 게 수입차 업계 딜러들의 분석이다.

차종별로도 명암이 뚜렷하다. 경차를 제외한 준중형, 중형, 준대형의 판매가 모두 감소했다. 준중형은 29.7%, 중형은 0.2% 판매가 줄었다. 준대형도 26.6% 급감했다.

지난해 아반떼와 그랜저의 신차효과가 사라진 대신 레이 등 새로운 경차 모델이 나오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업계는 당분간 가격대가 가장 저렴한 국산 경차와 상대적으로 고가인 수입차만 강세를 보이는 현상이 계속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하반기 내수 판매가 전년대비 늘어난다고 해도 지난해 10월 이후 워낙 판매가 저조한 데서 기인하는 것일 뿐 의미 있는 판매량의 증가는 아닐 것이라는 분위기다.

한국자동차연구소 관계자는 “신형 싼타페, 5월 K9의 신차효과 등은 긍정적이나
유가와 물가 부담, 유럽 등 대외경제 불안 등의 부정적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하반기도 낙관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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