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저축銀 대주주 전원 구속...로비수사 본격화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이태성 기자 2012.06.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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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저축銀비리 합수단 3차수사결과 발표, 불법대출 1.2조 적발

검찰이 지난 5월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4곳의 대주주 전원을 재판에 넘기면서 부실대출 및 횡령 혐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저축은행 검사강도 완화와 퇴출저지 등 금융당국 및 정치권 상대 로비 수사는 계속하기로 했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20일 3785억원대 불법대출을 지시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으로 윤현수 한국저축은행 회장(59)을 구속기소하고 3차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검찰은 19일 고객에게 가짜통장을 만들어주는 수법 등으로 271억원을 횡령하고 불법대출 및 담보처분으로 은행에 271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로 김임순 한주저축은행 대표(52)역시 구속기소했다.

이로써 지난 5월 영업정지된 솔로몬·미래·한국·한주저축은행의 대주주 전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앞으로 검찰은 이들이 횡령 등을 통해 조성한 비자금의 용처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로비수사의 가장 큰 관심은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56)과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50)이다. 검찰은 김 회장이 임 회장에게 저축은행 퇴출저지 청탁과 함께 현금 14억원과 금괴 6개(3억6000만원 상당), 시가 3억원 상당의 그림 2점을 건넨 사실을 포착한 상태다.

검찰은 임 회장을 구속한 뒤 그림과 금괴 등 로비용 물품을 임의제출 받아 확보했으며 실제 로비시도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 임 회장이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인 '소금회' 멤버인데다 정관계 유력인사들과 친분을 유지해 온 만큼 로비시도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또 김 회장이 김모 전 청와대 총무팀 선임행정관(58)의 부탁에 김 전 행정관의 형의 빚 160억 원 중 100억 원을 탕감해 준 사실도 확인 중이다.


김 전 행정관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그룹 회장(69)을 김 회장에게 소개시켜 준 것으로 전해졌다. 김찬경 회장은 김승유 전 회장을 만나 지난해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하나금융그룹이 참여해줄 것을 부탁했고 실제 하나캐피탈은 145억원을 투자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금품제공 등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71)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77)의 금품수수의혹 역시 검찰이 풀어야 할 과제다.

검찰은 지난해 이 전 의원의 보좌관 박배수씨(47·구속)의 10억대 금품수수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 전 의원 계좌에 7억원대 현금이 오간 정황을 포착했다. 이 가운데 일부가 영업정지된 한 저축은행에서 흘러들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검찰은 별다른 수사진척을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예선전을 치루기 위해 저축은행 대주주의 횡령·배임 범죄를 수사해왔다"며 "대주주들이 은행돈을 추가로 횡령한 사실이 있는지, 횡령한 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5월 3차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대주주 4명과 불법대출 및 횡령에 가담한 관련자 8명 전원을 사법처리하고 은행돈 1조2882억원이 불법대출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 가운데 소재가 확인되는 은닉자산 3327억원을 예금보험공사에 통보, 환수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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