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가게 '희망 만들기' 후원을 받은 대전의 한 지역아동센터. ⓒ아름다운가게
희수(가명, 10)는 과시욕이 남달랐다. 상상하는 자신의 모습과 현실 속 자신의 모습을 구별하지 못하곤 했다. 소유욕도 강했다. 좋은 걸 보면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 발을 동동 굴렀다.
◇게임·폭력 앞에 방치되는 아이들=밥은 아이를 배부르게 한다. 책은 아이의 지성을 키운다. 아이들의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뭘까. 송기호 아름다운가게 나눔사업 팀장은 "가족의 사랑, 교사의 관심, 친구 관계, 아이들에게 책임감 있는 사회"라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이 존재할 때 아이는 건강하게 큰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4일 발표한 ‘저소득층 아동의 범죄실태 및 보호방안’ 보고서는 친구나 선후배로부터의 괴롭힘에 따른 부상 정도를 설문 조사한 결과 ‘상처가 났다’고 밝힌 저소득층 학생이 28.2%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반면, 일반 학생은 14.3%에 그쳤다. 연구원은 저소득층 가정 자녀일수록 부모의 보호가 취약하고 성적도 낮아 친구들로부터 무시당하다 보니 친구 사이에 애착도도 낮았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가해학생들도 저소득층 학생을 대한 폭력 수위를 더욱 높이게 된다는 것이다.
게임에 중독될 위험도 저소득층 아이들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2010 인터넷 중독 실태조사’는 월소득 100만 원 미만인 가정의 인터넷 중독률이 11.1%라고 보고했다. 500만 원 이상인 가정이 6.6%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이 보고서는 소득이 적을수록 중독률이 높아지는 것은 ‘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옆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부모 가정의 인터넷 고위험사용자 비율은 6%로, 부모가 다 있는 가정(2.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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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활동만 해도 정서 발달에 도움"=이런 환경은 아이의 정서 발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우종민 서울백병원 신경정신과 과장은 "기쁜 일, 슬픈 일, 분류하는 뇌의 기능이 청소년기까지 거의 90% 정도 완성 된다"며 "느끼고 분별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이 시기에 발달해야 사회화가 잘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중요한 시기를 게임으로 보내는 것은 사회성 발달에 장애 요인이 된다.
이런 아이들에게 정신과 의사가 1대1 상담을 제공한다고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다. 우 과장은 "저소득층 가정에선 부모 등 양육자들이 상대적으로 아이들에게 시간을 못 쓰기 때문에 집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감성 활동의 절대량이 적다"며 "아이들이 드럼 클럽, 아마추어 밴드 활동, 길거리 농구나 축구 등 취미활동을 많이 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사회적기업 아름다운가게는 '희망나누기' 프로그램을 통해 소외아동에게 '정서'를 지원한다. 특기적성교육, 정서함양 프로그램을 받게 해준다. 아름다운가게는 2011년에만 14억8000만 원을 이 프로그램에 사용했다.
16일에 서울 동숭동 아름다운헌책방(02-765-6004)에서 열릴 머니투데이와 함께 하는 아름다운토요일에서 책을 구매하면 수익금 전액이 이 프로그램에 기부된다. 현금으로 기부할 수도 있다. 문의 전화번호는 02-725-8080.
↑2010년 아름다운가게가 개최한 어린이 합창대회 모습.합창은 어린이들 스스로 책임감과 자존감을 찾아가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아름다운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