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상임고문·김두관 경남지사·손학규 전 대표를 비롯한 주자들은 각각 한자리수의 낮은 지지율을 의식, 최적의 출마선언 시기 및 장소의 상징성을 선점하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불모지 부산에서 내리 3선을 이룬 조경태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회견을 열어 "부산 자갈치 시장 지게꾼의 아들인 제가 새로운 나라의 새 대통령이 되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손학규 고문은 오는 14일을 'D-데이'로 잡았다. 그는 14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각계 인사 100여 명을 초청,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후발주자인 조 의원을 제외한 민주당의 유력 주자 가운데선 가장 빠른 출마 선언이다.
이는 당내 주자들의 주도권 경쟁 일면을 보여준다. 손 고문은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광화문이라는 상징적 장소를 선점하게 됐다. 반면 문 고문으로선 손 고문의 결단에 영향을 받아 대선 출정의 로드맵을 다시 그려야 할 수도 있다.
문 고문 측 김경수 공보특보는 "출마선언일로 15~18일 사이, 그중에서도 17일을 유력 검토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광화문 광장 출마선언은 결정된 바 없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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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고문은 아울러 기자회견과 같은 전형적인 방법 대신 새로운 방식으로 출마를 선언하는 것을 고민 중이다. 이와 관련 문 고문은 17일 오후 경희대에서 열리는 콘서트 행사에 가족과 함께 참석키로 해 이 자리가 사실상 출마선언식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문 고문 측은 또 "지난 6일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출마선언문을 국민들과 함께 쓰겠다고 밝힌 뒤 10일까지 2000여 건이 넘는 의견이 접수됐고 리트윗(게시물 공유) 등 반응 건수를 합하면 4300건을 넘는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현역의원 11명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두관 지사의 대선출마를 촉구했다.
김 지사 싱크탱크인 자치분권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원혜영 의원을 비롯, 김재윤·문병호·민병두·안민석·최재천 의원 등은 김 지사가 "지역주의와 정면으로 맞서왔고 양극화 극복, 경제정의라는 시대정신을 온몸으로 실천해 왔다"며 그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의원들을 추가로 규합. 조만간 '김두관 멘토단'을 띄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