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경기가 올림픽 최종 엔트리 결정을 앞두고 마지막 평가전이었음을 감안하면 홍명보 감독의 발언은 박주영의 발탁을 염두에 두고 있음이 분명하다. 더욱이 홍명보 감독은 ‘원톱’에 대한 고민을 마지막까지 안고 있는 상태에서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른 경로를 통해 ‘더 이상 병역 부분에 대해 나서서 얘기하고 싶지 않다. 더 할 말도 없다. 내가 약속한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최강희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귀화까지 시켜 국가 대표 발탁을 시도했던 점을 고려하면 박주영의 병역 장기 연기는 오히려 국가대표로 선정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박주영은 최강희 감독의 희망에 부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홍명보 감독이다. 월드컵과는 차이가 있다. 월드컵은 우승을 해도 병역 특례 혜택이 없다. 반면 올림픽은 동메달까지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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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한국대표팀의 메달 획득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실낱 같은 희망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박주영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형국이다. 최강희 감독의 월드컵 대표팀 승선을 침묵으로 거절한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 합류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체로 명분이 없다. 자칫 두 감독에 대한 차별, 혹은 병역에 대한 욕심 등으로 오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의 순수한 뜻을 이해한다고 해도 연락을 하는 것이 박주영에게 부담을 주는 것일 수도 있다.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 예선 1차전을 지상파 중계로 볼 수 없는 사태(종편채널 jTBC 중계)가 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가운데 한국 축구 안팎의 사정이 참 딱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