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홍명보감독 손을 잡고 싶어도…

머니투데이 장윤호 스타뉴스대표 2012.06.0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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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의 체인지업]

축구 올림픽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7일 열린 시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3-1로 승리한 뒤 ‘오늘 경기가 끝났기 때문에 (박주영에게) 내일부터 연락해볼 것’이라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날 경기가 올림픽 최종 엔트리 결정을 앞두고 마지막 평가전이었음을 감안하면 홍명보 감독의 발언은 박주영의 발탁을 염두에 두고 있음이 분명하다. 더욱이 홍명보 감독은 ‘원톱’에 대한 고민을 마지막까지 안고 있는 상태에서 ‘최고의 선수를 선정하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제 다시 공은 박주영에게 넘어 갔다. 월드컵 대표팀의 최강희 감독이 ‘병역 문제에 대해 본인이 나서서 공식적으로 설명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대표 선수 선발을 공개적으로 제의했을 때 박주영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연락을 끊었다.

그는 다른 경로를 통해 ‘더 이상 병역 부분에 대해 나서서 얘기하고 싶지 않다. 더 할 말도 없다. 내가 약속한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사실 최강희 감독이 선수 본인으로 하여금 직접 기자 회견 등을 통해 합법적이라고는 해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병역 의무를 장기 연기한 것에 대해 축구 팬들과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라고 조건을 단 것은 박주영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였다. 마치 큰 죄라도 지은 것처럼 모든 것이 발가벗기는 수모를 당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최강희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귀화까지 시켜 국가 대표 발탁을 시도했던 점을 고려하면 박주영의 병역 장기 연기는 오히려 국가대표로 선정해도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결국 박주영은 최강희 감독의 희망에 부응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홍명보 감독이다. 월드컵과는 차이가 있다. 월드컵은 우승을 해도 병역 특례 혜택이 없다. 반면 올림픽은 동메달까지 병역 특례를 받을 수 있다.


물론 한국대표팀의 메달 획득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실낱 같은 희망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박주영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형국이다. 최강희 감독의 월드컵 대표팀 승선을 침묵으로 거절한 상황에서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 대표팀 합류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체로 명분이 없다. 자칫 두 감독에 대한 차별, 혹은 병역에 대한 욕심 등으로 오해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의 순수한 뜻을 이해한다고 해도 연락을 하는 것이 박주영에게 부담을 주는 것일 수도 있다.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 예선 1차전을 지상파 중계로 볼 수 없는 사태(종편채널 jTBC 중계)가 사상 처음으로 벌어진 가운데 한국 축구 안팎의 사정이 참 딱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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