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보자" 인파에 깔려 관객 11명 그만…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2012.05.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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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생활안전 캠페인] 그 때 그 사고, 막을 수 없었나 <11>공공장소 압사사고

#지난 2005년 10월 3일, 축제가 한창이던 경상북도 상주시. 하이라이트는 오후 늦게 열리는 가요콘서트였다. 평소 연예인을 보기 힘든 시민들이 들떠있는 이유기도 했다.

공연 시작 몇 시간 전부터 젊은 층은 아이돌스타를, 중장년층은 트로트 가수들을 보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모였다. 예정 입장 시간인 오후 6시 전에 이미 1만 명의 주민들이 모여들면서 혼잡해지기 시작했다. 혼잡이 심해지자 주최 측은 공연장 4개의 출입문 중 한 곳의 문을 우선 개방했다.
"아이돌 보자" 인파에 깔려 관객 11명 그만…


갑자기 문이 열리자 출입문 앞 쪽에 기다리던 시민들이 한꺼번에 밀려들어갔다. 그 순간 맨 앞 대열의 시민들이 넘어졌다. 앞 대열이 넘어지자 뒤에 서 있던 사람들도 따라 넘어졌고 출입구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인파에 깔린 사람들의 비명과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시민들의 비명이 섞였다.



하지만 이를 모르고 뒤쪽 줄 서있던 시민들이 계속 입구 쪽으로 향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넘어진 사람위로 또 넘어지고 그 위로 또 넘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넘어지지 않은 사람들과 안전요원, 경찰들이 넘어진 사람들을 빼내려고 애를 써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사고로 11명의 사망자와 70여명의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인구 10만명의 소도시인 상주에서 일어난 사고는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공공장소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압사사고 모습이다. 공공장소 안전의 기본 수칙을 지켰다면 피할 수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먼저 행사 참여 인원에 비해 질서를 담당할 경비 관리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주최 측 경비인력과 경찰을 합해 100여명. 만 명이 훨씬 넘는 인원을 통제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또한 예상보다 많은 인파가 이른 시간에 모였을 땐 공연을 늦추더라도 질서와 안전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었다. 하지만 갑자기 출입문을 열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출입구의 경사가 제일 급한 쪽 문이 먼저 열리면서 사고의 규모도 커졌다.

공공장소에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리면서 압사사고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2001년엔 서울 종로 보신각 새해맞이 타종행사에서 5세 어린이가 인파에 밀려 사망한 사건도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는 수십, 수백 명의 사망하는 대형사고도 자주 발생한다. 공공장소의 압사사고 주요 원인으로는 △수용시설에 비해 많은 인파 △인파를 통제하기 부족한 관리 인원 △관객의 흥분 등 예정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상황 등이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공공장소에 갈 때는 현장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무리하게 혼잡한 틈을 비집고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안전과 질서를 우선으로 행동해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돌 보자" 인파에 깔려 관객 11명 그만…
"아이돌 보자" 인파에 깔려 관객 11명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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