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다 가는 당신, ELS 어때?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12.05.30 09:31
글자크기

[머니위크 커버]안갯속 증시, 투자해법/ 3가지 성향별 투자 제안

"내리막을 향해 달리는 기차에서 내려야할까요? 그냥 멈추길 기다릴까요?"

폭주 기관차처럼 국내 증시가 단기간 1900선에 이어 한때 1800선까지 무너지면서 투자자들의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수익률이 며칠 사이 10%넘게 깎였어요." "폭락 증시 기다리면 살아날까요?" 등의 사연들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반면 "위기는 기회다"라며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용감한(?)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22일 기준으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에서 990억원이 유입되며 8거래일째 자금이 순유입이 지속됐다. 1900선이 깨지면서 2000선이 부담스러워 망설였던 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전히 시장은 안갯속에 있다. 반등할지, 하락할지 쉽게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이 상황에서 과연 자산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은행과 증권사의 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 현명한 대처법에 대해 물어봤다.





◆신중한 대처 원한다면…ELS 투자 적기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대체로 신중론이 우세하다.

백미현 기업은행 강남PB센터 부센터장은 "주가가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동요하고 있지만 섣불리 자금을 빼내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리스사태 등이 어떤 국면으로 흘러가는지 지켜보고 방향성이 정해지면 움직이겠다는 의견이 다수라는 것이다.

이렇게 신중하게 훗날을 기약하는 투자자들일지라도 지금 투자하기 좋은 상품이 있다. 주가연계증권(ELS)이다.


김영규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수석센터장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정기예금의 2배 정도 수익을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ELS를 눈여겨보라"고 말했다. 특히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선택하면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가지수가 1800선 안팎을 오르내리는 등 크게 낮아져 있기 때문에 현재 지수에서 50~60% 이상 빠지지 않으면 조건을 만족시키는 ELS를 선택하면 상환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김 수석센터장은 "만일 현재 주가지수 1800선에서 60% 이상 빠지지 않으면 약정된 수익을 주는 ELS를 선택한다면 주가지수가 700선으로 내려가지만 않으면 되는 셈"이라며 "그리스가 최악의 경우 붕괴된다고 해도 국내 주식시장이 그 정도로 무너질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위험이 적다"고 말했다.

송민우 신한PWM 프리빌리지 서울센터 PB팀장 역시 "지금이 ELS 투자의 적기"라며 "국내 코스피200지수와 더불어 최근 낙폭이 컸던 홍콩 H지수를 ELS의 기초자산으로 택하면 높은 수익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저가매수 원한다면…ETF, 과대낙폭주 분할매수

출판업체에 다니는 윤모(35)씨는 CMA에 넣어두었던 투자대기자금을 찾아 과감히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했다. 윤씨는 "주가지수가 더 빠질 우려도 없지 않지만 현재 저평가된 국면이라 생각해 ETF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윤씨처럼 최근의 주가 하락 시기를 기회로 여기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다. 송민우 PB팀장은 "주식시장의 최대 악재는 불확실성"이라며 "6월 이후에는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를 하든 잔류를 하든 방향이 결정돼 시장 여건이 개선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3차 양적완화 가능성도 하반기 시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가 회복기에 대비하려면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여러 차례 나눠남는 '분할매수' 전략이 이상적이라고 강조한다.

황규용 한국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차장은 "변동성에 대응하면서 주식 비중을 늘려가려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나 과대낙폭주를 저가에 분할매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김영규 수석센터장은 "그리스 문제가 가닥을 잡으면 연내 전 고점인 코스피지수 2040선 부근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며 인덱스펀드를 활용한 분할매수를 강조했다. 이를테면 투자자에 따라 앞으로 주가지수가 1700선까지 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고, 1600선까지 하락을 점칠 수 있는데 이 경우 나름의 분할매수 원칙을 정하라는 것. 1700선이면 자금의 일부를 투자하고, 추가하락하면 다시 일부를 투자하는 식의 원칙을 세우라는 설명이다. 또한 원하는 수익을 달성하면 역시 분할해서 매도하는 전략을 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두려움에 주식 비중 줄이려면…펀더멘털, 경기방어 고려

현재 시장에는 이번 유럽사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황규용 차장은 "당초 올해는 하반기로 갈수록 주가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보는 '상저하고' 전망이 대세였지만, 이는 유럽사태가 크게 부각되지 않고 미국·중국의 경제상황이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라고 가정됐던 것"이라며 "현재는 그러한 가정이 훼손됐기 때문에 단기간 지수 급등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만일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크거나 전체 자산 중 주식 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주식 비중 축소를 고려해볼 수 있다. 이렇게 주식 비중을 줄일 때는 어느 것을 빼낼지 선별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황 차장은 "투자자들은 흔히 많이 빠진 종목에 대한 미련이 많은 편"이라며 "때문에 손해가 큰 종목을 보유하고 손실이 적은 종목을 파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은 종목의 펀더멘털(기본적인 내재가치를 나타내는 기초 경제여건)이 양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단순히 낙폭 정도만 비교하지 말고 펀더멘털 등을 함께 고려하라는 것. 황 차장은 "특히 시장 주도종목이면서 경기방어적인 성격인 띤 IT업종을 눈여겨볼 것"을 권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