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지 못할 유럽국가' 믿을 만한 투자전략은?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2012.05.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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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커버]안갯속 증시, 투자해법/ 향후 전망 및 투자전략

국내 증시가 심상치 않다. 설마설마 했는데 어느새 코스피지수가 1900선 밑으로 내려가더니 잠시나마 1800선 밑으로도 주저앉았다. 지난 5월18일 코스피는 1782로 마감했다. 전날 종가인 1845에 비해 하루만에 무려 63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다음날에는 1799로 마감하고 22일에는 1828까지 올라 1800선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의 심리는 불안하다. 과감히 주식을 팔거나 사기엔 애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일부 유럽 국가들의 재정 위기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외국인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면서 국내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증시전문가들 역시 섣부르게 주식을 저가매수하거나 손절매하기보다는 향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을 권하고 있다. 대략 ▲하반기 예상 주도주 매수 ▲1700~1800선에서 저가매수 ▲분할매수 및 분산투자 ▲보수적인 시각에서 가치주 투자 ▲실적모멘텀 주목 등으로 투자전략이 요약된다. 증시전문가들의 의견을 각각 들어보자(증권사 가나다순).






▶김승현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7월 이후 상승 주도할 업종에서 저가매수"

6월 저점을 확인하면서 7월 이후 상승을 주도할 수 있는 업종 및 종목을 저가매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7월 이후 주가 상승은 유럽위기 완화와 중국 경기회복 모멘텀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유럽위기 완화 시 상승탄력이 클 수 있는 산업재와 금융, 중국 경기회복의 수혜가 가능한 화학업종을 6월까지 조정국면에서 저가 매수하면 좋다. 구체적으로 조선, 해운, 건설, 은행, 화학 업종에 주목할 시기이다. 유망종목으로는 삼성중공업, 한진해운, 우리금융, LG화학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코스피는 대외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면서 가격조정을 받은 상황이다. 하지만 6월 중반 그리스 총선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비중확대보다 조정 시 매수하는 전략으로 대응하는 게 유효하다. 따라서 6월까지 조정 과정에서 3분기를 겨냥한 포트폴리오 교체가 필요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
"장기투자자, 1700선에서 주식비중 확대"

장기적으로 보면 코스피 1700선은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수준으로 과매도 권역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자들은 주식 비중을 확대할 만하다. 반면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이 저점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짧게 보는 투자자들은 3분기 이후 시장에 참여하는 게 좋다. 관심을 가질만한 업종으로는 은행주 (밸류에이션 절대 저평가)와 인터넷주 (경기 방어적 성격, 모바일로 패러다임 변화 수혜)를 들 수 있다.

올해는 변동성 장세, 특히 펀더멘털보다 중앙은행이 돈을 풀 때 주가가 오르는 유동성 장세가 예상되므로 마음이 편할 때 주식을 사면 고점이고 모두가 비관론에 사로잡혔을 때 주식을 팔면 저점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유념하자.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
"장기투자자, 1800선 전후는 저가매수 기회"

6월 말까지 불안한 흐름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으며 증시 하단을 1750까지 낮춰 잡을 필요가 있다. 6월 이후 증시는 유럽문제가 순조롭게 마무리 되느냐의 여부와 미국의 경기부양정책 등에 좌우될 것이다. 유럽문제가 일단락된다면 증시 상승을 기대해 볼만하다.

그러므로 유럽문제가 완화될 때까지 주식투자자들에게 보수적인 전략이 바람직하다. 주목할 만한 업종은 IT, 보험, 중국 소비재 등 이익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곳이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에 빠르게 하락했고, 비록 충분하지는 않지만 ESM(유로안정화기구) 등과 같은 방화벽이 어느 정도 마련돼 있어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자. 따라서 코스피 1800선 전후에서는 장기 투자관점에서 봤을 때 저가매수 기회일 수 있다고 판단된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투자분석팀장
"시장 변동성 감안한 분할매수 및 분산투자"

프랑스와 독일의 새로운 정책 공조 및 유로존 국가들의 그리스 끌어안기 등 정치적 불확실성 완화를 위한 유로존 차원의 정책 대응에 주목해야겠다. 6월 초 윤곽이 잡힐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기적 관점에서 주가 추가 하락 시 저가매수를 고려할 만하다. 단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을 감안하면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권한다.

주목할 업종으로는 IT,자동차 및 부품, 필수소비재, 유통(백화점) 등이 있다. 아울러 매크로 상황이 불안정하므로 리스크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 시장진입 시 분할매수 및 주식 이외의 자산에도 분산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6월에는 저가매수 관점에서 접근"

현재 시장의 핵심은 그리스 문제다.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은 낮지만, 6월17일 2차 총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때까지 불안감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또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그리스 문제가 확산될 지도 중요하다. 6월 증시는 중반까지 불안한 양상을 보이다 하순부터 본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해야겠지만, 6월에는 저가매수 관점에서 접근해도 괜찮다. 주목할 업종은 자동차와 화학이며 기아차, 현대모비스, LG화학, 호남석유 등이 주요 종목으로 꼽힌다.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염두에 둬야 할 교훈은 바로 '위기는 기회'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
"중장기적으로는 주도주, 단기적으로는 소외주"

아직까지 그리스를 비롯해 유럽발 경제위기가 진행중이므로 정확한 지지선을 예측하기 힘들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1800선 지지 가능성이 있지만 투자자들의 비이성적 투자심리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하락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기존의 주도주(IT, 자동차)와 소외주(소재, 산업, 금융) 중 어느 업종이 유리한가에 대한 논란이 팽배한 시기이다.

이익모멘텀 측면에서는 여전히 기존 주도주가 유리(중장기적 접근)하며 가격 및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소외주가 유리(단기적 접근)하다. 또 향후 유럽시장의 추이를 보면서 기계, 철강, 금속 등으로 이동하는 전략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단 극단적 상황을 예상하면서 투자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사진 머니투데이 홍봉진 기자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코스피 1800선에서 분할매수 가능"

코스피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주가 상승도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코스피 1800선을 하회하는 선에서 분할매수가 가능한 상황이다.

디레버리지 국면에서 유동성 축소 시에는 실적이 좋은 업종이 아웃퍼폼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단기간에 급락한 IT, 자동차 업종은 실적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반등 기대는 여전히 높다. 또 유럽증시의 급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므로 코스피 측면에서는 유럽증시 반등보다 유럽증시와 디커플링할 가능성에 주목해야겠다.

▶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 추격 손절매 자제"


장기 투자자는 저점매수, 단기 투자자는 코스피 1750선을 기준으로 단기 매매할 수 있는 시점이다. 또 매크로 측면에서 소비보다 투자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국 투자업종인 화학, 철강, 기계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특히 리먼사태 때를 비롯해 지난해 그리스 부도위기설 및 유로 금융시스템 붕괴 우려 때도 그러했듯 주가는 절대 저평가 영역에서 추가 하락보다 반등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조금 더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하며 추격 손절매는 자제해야 한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보수적으로 접근하며 가치주 중심으로 대응"

여전히 시장 상황은 불확실성이 높으므로 보수적인 전략을 유지해야 하며, 유럽발 악재의 해소는 6월 중순 이후로 미뤄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분간 밸류에이션 수준을 기준으로 저평가된 가치주 중심의 대응이 바람직하다. 중국의 정책전환에 따른 수혜주(중국 관련 업종)주에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좋다.

특히 낙폭이 컸던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하며, 기업이익 전망에서 확실성이 보장되는 IT, 자동차 업종 등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내수 관련 업종(음식료, 통신 등)은 업황의 변동성이 작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3분기 중순까지 실적모멘텀에 주목"

대부분 대외 악재 요인들이 시장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추격 매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바닥권 도달 이후 당분간 등락 과정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저점 분할매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도 있다. 다만 올해 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 않겠지만,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진정될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3분기 중순까지 2분기 어닝 시즌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수 있는 실적모멘텀에 초점을 맞출 것을 권한다. 또 3분기 중순 이후 유럽 위기 진정 및 중국 경기부양 모멘텀 형성 여부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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