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들은 회사별 특색에 맞는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넓은 인력풀을 만드는 곳이 있는가하면 소수 정예의 부대를 만드는 곳도 있다. 이 모두 글로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다.
국내은행 중 가장 많은 해외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은 체계적이다. 지역 전문가 양성 과정, 은행 내 학술 연구회 등을 통해 인재를 키우는 시스템이다. 지역 전문가 양성 과정은 지난 2002년 시작됐다. 매년 7개국에 20명의 인력을 6개월 동안 파견한다. 현지 언어 습득, 마케팅 조사 등 기본기 훈련이 주다. 또 중국연구회, 유럽연구회, 동남아연구회, 이슬람금융연구회 등 주요 5개 해외 지역 연구회를 통해 영업활동에 필요한 자료 축척과 사업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회 인원은 총 300명인데 모두 글로벌 인재 후보군이다.
하나은행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다. 소수 인력을 글로벌 인재로 키우는 식이다. 매년 15명 안팎의 직원들을 선발해 세계 유수의 대학 MBA와 금융 특화 대학에서 교육 받도록 하고 있다. 석사 과정 지원 외에도 어학, 금융전문자격증 취득, 현지인 관리 교육 등 단계적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해외 근무, 순환제 대신 탄력 운용해 전문가 키운다 = 인재 양성 뿐 아니라 인재 운용에서도 변화 흐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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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취임 후 '해외 근무는 3년 순환직'이란 기존 관행을 없앴다. 능력이 있으면 몇 년이 됐든 현지서 더 근무시키면서 교육 지원까지 해 아예 현지 전문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반대로 제 역할을 못하면 언제든 귀국시킨다. 관행적 순환제를 없애고 탄력적 운용을 하겠다는 얘기다.
하나은행도 비슷하다. 해외 근무를 최대 5년까지 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현지법인의 경우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5년씩 근무하는 직원도 있다.
시중은행 글로벌담당 임원은 "3년제 근무제는 '도레미도'라는 도돌이표만 반복할 뿐 현지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탄력적, 효율적 인력 운용이 절실하다는 의미다.